"비싼 오피스 SW 안깔아도 온라인서 쉽게 문서 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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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강태진(48·사진) 한컴씽크프리 대표는 조만간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환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환경을 ‘오피스 2.0’이라고 정의했다. 강 대표는 “통합문서 작성 소프트웨어(SW)인 오피스를 PC에 설치해 쓰는 것이 ‘오피스 1.0’ 시대라면 2.0 시대에선 PC에 SW를 설치하지 않고 웹에 접속한 상태에서 문서를 보고 작성해 저장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회원을 대상으로 연내 한컴씽크프리의 웹 오피스 ‘씽크프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미 네이버 e-메일을 쓰는 회원은 첨부된 오피스 문서를 바로 열어서 확인할 수 있다. 씽크프리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 받은 오피스 문서를 수정해 다시 보낼 수 있고, 별도의 공간에 저장할 수도 있게 된다. 외국에선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 등이 씽크프리와 유사한 웹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앞으로 개인이 값비싼 오피스 SW를 돈 주고 사거나 불법 복제를 해서 쓸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중소기업도 저렴한 웹 오피스를 더 많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씽크프리는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립도서관과 트럭 대여업체 라이더 등에 공급됐다. 구글과 경쟁하는 데 대해 그는 “구글이 서비스를 하는 것은 웹 오피스 시장 전체를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장악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선 포털업체가 자체 웹 오피스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한컴씽크프리로선 기회라는 것이다. 네이버가 씽크프리를 쓰는 게 좋은 사례다.

 씽크프리가 한컴씽크프리의 모기업인 한글과컴퓨터 제품 ‘한컴오피스’와 경쟁 관계에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불법 복제 등으로 한국에서 돈이 되는 개인용 SW 시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씽크프리가 국내 한컴오피스 시장을 잠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애플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오피스 문서를 볼 수 있는 씽크프리를 개발해 해외 포털과 중소기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한컴씽크프리는 한글과컴퓨터 이사를 지낸 강 대표가 1999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설립한 회사로 2004년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됐다. 강 대표는 한글과컴퓨터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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