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 “중국특수”/높은 관세장벽 피해 화교 등 편법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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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2월중 4천8백만불어치 “봇물”
자동차업계가 느닷없는 중국특수로 「돌아서서」 웃고 있다.
지난해부터 물고가 트이기 시작한 자동차의 대중국 수출이 올해 1월부터 폭발,2월말까지 무려 4천8백만달러어치(약 6천대)로 봇물을 이룬 것이다.
3월에도 중국대륙을 밟은 국산자동차가 3천만달러어치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마음놓고 웃을 수는 없다. 정상적인 수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세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중국이지만 특히 자동차에 대해서는 1백85%의 관세장벽이 둘러쳐져 있다.
일본이나 유럽의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수출을 포기하고 중국에 합작으로 자동차 공장을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산승용차는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때 대회조직위원회의 운영차량으로 쏘나타 2백여대가 무상으로 반입된뒤 『차체가 크고 값싸며 질도 좋다』는 평판을 얻고 있어 최근 급격히 늘어난 중국의 졸부들 사이에 더없이 적당한 승용차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중국은 지난해 연말부터 수입업무 가운데 일부를 중앙에서 지방 성으로 넘겨 이같은 틈을 타 최근 화교와 소규모 오퍼상이 국내에 몰려와 현금으로 승용차를 산뒤 갖가지 「수완」을 발휘,낮은 관세로 중국시장에 반입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수출용이 아니고 내수용을 구입해 편법으로 수입하는 셈이다.
최근 중국정부도 이런 낌새를 채고 각 성에 승용차 편법수입을 단속하라는 지침을 내려놓았다.
따라서 국내업계는 중국의 복잡한 행정체계 덕분에 말단 행정기관에 이 지침이 전달되기까지 6개월 정도가 「반짝 경기」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돈은 벌지만 국내 자동차업계의 고민도 적지 않아 우선 모두 무연휘발유용인 내수용 차량이 유연휘발유만 있는 중국에 반입돼 차량의 엔진 마모가 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2월말 현재 중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 4천8백만달러 가운데 부품수출은 2백만달러에 불과,고장이 날 경우 부품교환이 어려워 중국이라는 대형 잠재시장에서 국산 자동차의 이미지가 처음부터 나빠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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