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소금 건강식품으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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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음식의 맛을 내거나 유리·비누·종이 등 각종 공업용품을 만드는데 쓰이던 소금이 요즘들어서는 당뇨병·간염 등 성인병을 치료하거나 미용·다이어트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이러한「소금요법」을 전파하려는 각종 강연회가 성행하고 있으며 죽염·천금·생소금 등 소금을 이용한 각종 가공염에 대한「생소금 요법 」「 죽염 요법 」등의 서적·비디오·카셋테이프 등도 다채롭게 나와 있다.
전통적인 민간요법으로 사용해오던 소금요법에 착안, 6∼7년전 몇몇 회사들이 죽염을 상품화하면서 일기 시작한「소금바람」은 소금을 볶아 불순물을 제거한 천금, 섭씨 1천5백도 이상의 고열에서 소금을 녹여 정제한 생소금 등 다양한 형태의 소금상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또 이들 소금을 이용, 당뇨병·간염·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고쳤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수기집 형식으로 발간되고 체험담이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일부에서는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대나무통에 천일염을 넣고 소나무로 불을 때 아홉번 구워 만든다는 죽염은 예부터 한방요법에서 각종 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공기중에는 불을 따라 들어가는 백금성분이 있는데, 아홉 번을 굽는 동안 많은 양의 백금성분이 소금 속으로 들어가 이것이 병을 치료하는 힘이 된다는 것. 인체에 부족한 염성을 보충해줌으로써 세포조직의 변질과 부패를 막아 암 등 갖가지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게 죽염 요법론자들의 얘기다.
한편 특수공법으로 천일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온의 열을 가해 간수의 유해성분을 무독화시킨 무공해라는 천연소금(천금)요법도 새로운 소금요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 교회목사가 우연한 기회에 디스크를 치료하다 발견하게된 천금요법은 몸 안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개발한 위 세척법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천5백cc정도의 물에 차스푼 3개 정도의 천금을 타 식전에 마시면 설사를 하게돼 위가 세척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
이와 비슷한 것으로 생소금 요법도 있다. 참선과 동양학을 공부하고 수련하는 20∼30대 젊은이들의 구선본가라는 선방 모임에서 만든 생소금은 천일염을 1천5백도 이상의 고로에서 녹여 황산 마그네슘가스 등을 제거한 정제소금. 불순물이 제거된 것이어서 쓴맛이 나지 않으며 소금 고유의 부드러운 짠맛이 나며 비만·변비·당뇨·암 등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생소금 5g에 계란노른자와 레몬즙을 혼합, 관절염 부위·얼굴·비만부위 등에 바르면 살이 빠지는 것은 물론 관절염이 치료되고 미용에도 효험이 있다는 것. 이같이 소금요법이 성행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죽염등의 살균효과는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나 이를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특히 당뇨·고혈압환자 등 염분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이 무리하게 소금요법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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