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가 그림값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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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기 작고작가의 그림값이 떨어졌다.
작년부터 심화된 화랑가의 불경기는 고가품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 그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작고작가의 그림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크기를 기준으로 형성됐던 작품값도 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작고작가의 작품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취급하고 있는 서울 인사동 화랑가에서는『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으나 같은 작가라 하더라도 작품성이 다소 뒤지는 경우에는 크기에 따른 산정가를 그대로 적용시킬 수 없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한 파장으로 종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박수근·이중섭씨 등 최고 인기작가의 작품들이 화랑가에 조금씩 나돌고 있으나 소장자는 구입당시 가격을 희망하는 반면 사고자하는 이들은 현재의 가격을 희망해 거래는 그다지 원활치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미술』4월호에 실린「인기작가들의 전시현장 그림값」에서도 동양화·서양화할 것 없이 모두 작고작가의 그림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작고작가 가운데 그림값이 가장 떨어진 작가는 도상봉·장욱진씨. 91년9월 당시 4호 안팎의 소품이 1억∼1억5천만원을 호가하던 장씨의 작품은 93년3월 현재 6천만∼8천만원, 역시 91년9월 호당 2천만∼2천5백만원을 호가하던 도씨의 작품은 이제 1천만∼2천만원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91년9월 호당 1억∼1억5천만원으로 작고작가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하던 박수근씨의 작품은 현재 1호는 1억∼1억2천만원이나 3호는 2억4천만원, 5호는 3억5천만원으로 그림값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박씨와 쌍벽을 이루는 이중섭씨의 작품들은 91년9월 당시 1억∼1억2천만원을 호가했으나 현재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황소』는 호당 1억원, 다른 작품들은 5호 크기에 3억원으로 내렸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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