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백수 탈출에 11개월 70%는 2년 내 이직 ‘메뚜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30세 미만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백수에서 탈출하는 데까지 평균 약 11개월이 걸렸다. 이들 젊은이 10명 중 7명은 첫 직장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메뚜기형’이었다. 반면 고령층은 직장에서 평균 21년을 일하고 만 53세에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달 청년층(15~29세) 986만 명, 고령층(55~79세) 859만 명의 취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젊은이들, 공무원이 최고=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 5월을 기준으로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15~29세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잡는 데 걸린 기간은 11개월에 달했다. 특히 첫 취업에 3년 이상 걸린 경우도 9.2%에 달해 청년층의 장기 실업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어렵게 직장을 갖게 되더라도 근무 기간은 평균 21개월로 채 2년을 밑돌았다. 첫 직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다섯 명 중 한 명(18%)꼴에도 못 미쳤다. 이직 사유로는 10명 중 4명(41.4%)이 보수나 근로시간 등 근로 여건을 꼽았으며 ▶건강·육아·결혼 등 개인적인 이유(10.5%) ▶전망이 없어서(9.3%) 순이었다.

 최근 공시(公試·공무원 시험을 줄여 부르는 말)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공무원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도 많았다.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532만 명 가운데 취업 준비자는 53만 명. 이 가운데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19만6000명(36.9%)에 달했다. 교사(9.1%), 각종 고시(11.8%)를 준비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외환위기를 겪은 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고용불안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에 공무원·공기업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년층, 나이들수록 더 일하고 싶어=현재 직장을 갖고 있거나 취업 경험이 있는 고령층 813만 명의 평균 근속기간은 20년7개월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23년2개월로 여자의 18년보다 5년2개월 길었다. 또 직장에서 퇴직한 559만 명 가운데 정년퇴직한 사람은 11.4%에 불과했으며, 평균 만 53세에 해당 직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의 절반 이상(57.5%)은 계속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취업 희망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32.4%) ▶일하는 즐거움(19.6%) ▶무료해서(2.8%) ▶사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1%) 순이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