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외국 가서 카드 잃어버리고, 휴가 때 오빠 차 몰다 사고내고도 웃는 그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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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휴가 전 이것은 꼭 !

 #지난해 여름 오빠 부부와 함께 피서 삼아 오빠 차를 함께 타고 강원도 강릉 고향집에 놀러갔던 A씨. 돌아오는 길에 오빠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낭패를 봤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보험처리가 안 돼 자동차 수리비를 자기 주머니에서 고스란히 물어줬다. A씨가 운전한 자동차는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부부로만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미국 여행을 갔다 돌아온 B씨는 몇 달 동안 찜찜했다. 여행 당시 옷을 산 후 신용카드로 결제한 매장에서 대량으로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됐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출된 정보에는 신용카드 번호는 물론 유효기간 등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 필요한 각종 사항이 모두 담겨 있어 혹시 사지도 않은 물건값을 내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됐다.

 
 휴가철이다. 7, 8월이면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은 물론 국내 여행객도 크게 는다. 그만큼 사고도 잦아진다.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게 최선이겠지만 만일을 대비해 사고가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특히 각종 금융 서비스를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연 7000~8000원이면 걱정 끝=통상 자가용 승용차 주인은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본인과 배우자로 보상 대상을 제한한다. 문제는 A씨처럼 휴가철에는 남의 차를 운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만약 A씨가 휴가 전에 미리 ‘무보험차 상해담보’에 가입했다면 A씨는 비록 오빠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해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무보험차 상해담보란 원래 내가 내 차를 운전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경우에 가해 차량이 보험에 들지 않았더라도 내가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보험차 상해담보에 가입하면 자동적으로 ‘다른 자동차 운전담보 특약’에 가입하게 돼 내가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나도 내 보험사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무보험차 상해담보는 본인이 다른 사람의 차를 운전하게 될 때를 대비해 들어 놓는 것이다.

 무보험차 상해담보 가입 비용은 연 7000~8000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돈을 적게 들이고도 사고가 나면 받는 보상은 크다.

 A씨가 무보험차 상해담보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A씨의 오빠가 ‘단기운전자 확대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한 경우다. 단기운전자 확대담보는 내 차를 다른 사람이 운전할 경우에 대비해 드는 것이다. 무보험자 상해담보와 달리 실제로 다른 사람이 내 차를 쓰게 되는 특정 기간에만 운전자 범위를 확대하는 식으로 가입하게 된다.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보험 기간 7일 기준으로 1만5000~2만원 선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휴가철 유용한 자동차보험 정보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쌍방과실 사고 때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게 좋다. 쌍방과실의 경우 원래 가해 차량 보험사에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4월 자기 보험사에서 우선 보상하도록 보험사끼리 협정을 했기 때문이다. 또 무보험이나 뺑소니 사고 때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으니 지레 포기하지 않는 게 좋다. 삼성화재 등 11개 손해보험사에서 실제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단 사망 시 1억원 등 1인당 보상 한도는 넘지 않아야 한다.

 ◆한 번만이라도 챙겨라=해외여행이 늘면서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도용 사고도 적지 않다. 이때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출입국정보 활용 서비스다. 신용카드사 회원은 누구나 카드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출입국정보 활용을 동의만 하면 부정 사용을 막을 수 있다. 출국하면 국내에서의 카드 사용이, 그리고 입국 후엔 해외에서의 카드 사용이 자동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용도 간편하다. 출입국할 때마다 신청할 필요 없이 한 번만 신청하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는 무료다.

 이 밖에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미리미리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 결제액도 곧바로 본인 휴대전화로 알려주기 때문에 부정 사용되면 곧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해외에서 카드를 잃어버릴 경우 현지에서 2일 안에 임시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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