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눈물익 1억 장학금기증 금산서 식당경영 현영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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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장관급이상 고위 공직자· 민자당국회의원들의 공개재산 형성과정을 두고 도덕성 시비가 일고있는 가운데 혈혈단신실향민 할머니가 음식장사를 해 모은 1억원을 후세교육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충남금산군에 선뜻 내놓아 신선한 화제가 되고있다.
충남금산군복수면곡남리에서 평양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현영숙씨(62)는 22일오전 금산군청군수실에서 김학현군수에게 기금을 전달하며 『땀과 눈물로 번 돈을 2세교육을 위해 내놓고보니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평양시선교리가 고향인 현씨는 6· 25전쟁중에 부모를 여의고 51년1· 4후퇴때 20세처녀의 몸으로 단신 월남, 고향에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결혼도 포기한채 지금껏 혼자 살아왔다.
월난후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군고구마와 옥수수행상으로 생계를 꾸려오다 53년 복수면곡남리 길가에 전막을 쳐놓고 음식장사를 시작, 지금의 평양식당과 평양정육점을 만들게 된 것.
현씨는 『지난 40여년간 실향민의 외로움과 슬픔을 달래며 오직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아 왔다』 고 설명.
현씨는 이외에도 지난88년 자신 소유 대지 1백평 (당시 시가 4천만원)을 복수면에 희사해주민숙원사업인 면민복지회관을 건립케 했고 91년에는 복수지서가 외곽지대에 위치한데다 비좁고 건물이 낡아 비가 새는 것을 알고 부지매입비 6천만원을 선뜻내 놓아 현대식 2층 건물을 지을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현씨는 또 68년 고아였던 현경애씨 (33·여)를 입양해 82년 출가시킨 것을 비롯, 75년엔 2살된 김호씨(20) 를 입양해 현재 전투경찰에 복무중이며 76년에는 3살된 현영애씨 (20· 여)를 입양해 현재 집안살림을 돕고있다.
『여생을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현씨는 『하루 속히 남북통일이 돼 고향에 계신 부모님묘에 성묘라도 드리는게 소원』 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 금산 =박상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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