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어린이책] 관광 명물 파리 에펠탑, 과학실험에도 쓰였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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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비행기 안에서부터 얘깃거리는 많다. “왜 귀가 멍멍해질까” “벼락을 맞으면 어떻게 되나” “뱃속이 왜 불편하지” 등 아이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다. “비행기 안은 압력이 낮기 때문에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줘. 사람의 뱃속에는 가스가 많이 들어차 있는데 압력이 낮아지면 이 가스가 팽창하지. 그래서 더부룩해지는 거야.”

 재미있는 실험도 알려준다. 비행기 안에서 빈 생수병의 뚜껑을 꽉 닫아 놓자.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려 확인해보면? 찌그러진 생수병을 발견할 수 있다. 이유는 역시 압력 차이다.

 프랑스의 과학관은 어느 관광지·유적지 못지않은 볼거리였다. 마리 퀴리·파스퇴르·라부아지에·푸코 등 프랑스를 빛낸 과학자들의 실험 현장도 찾아간다. 퀴리 부부의 실험실에서는 아직도 방사능이 남아있는 실험 노트를 봤다. “가이거 계수기의 수치가 0임을 확인한 뒤 노트에 대 보니 수치가 7까지 올라갔다. 정말 놀라웠다.…마리가 파리한 안색으로 늘 피곤해하다 결국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렸던 것이 이해가 간다.”

 

파리 에펠탑의 야경.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브 에펠은 1903년 탑의 2층에 실험실을 세워 자유낙하 운동의 연구 장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사진제공=푸른숲]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미술관 관람도 빼놓을 수는 없다. 센 강변의 오르세 미술관을 찾았다. 과학의 눈에는 점묘법의 대가 쇠라의 작품이 들어왔다. 가까이서 보면 점들이 보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하나의 그림으로만 보이는데. 왜일까?

 바로 빛의 회절 현상 때문이다. 빛은 장애물을 만나면 그 모서리에서 휘어져 장애물 뒤쪽으로 전파된다. 이 회절 현상 때문에 빛이 작은 구멍을 통과해 진행하면 그 상은 퍼져서 나타난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두 점을 멀리서 보면 눈에 있는 구멍인 동공을 통과하면서 퍼져서 망막에 도달한다. 이렇게 퍼진 상들이 겹쳐서 두 점을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파리여행의 0순위’로 꼽히는 에펠탑도 과학 이야기의 보고다.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 개최에 맞춰 건설된 에펠탑은 처음엔 수명이 20년으로 한정돼 있었다. 건립된 지 20년이 지나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탑을 만든 구스타브 에펠은 “에펠탑은 일시적인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실용적 가치가 있는 구조물”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쓰임새를 개발해 낸다. 바로 ‘과학실험’이다. 에펠은 탑의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물체에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에 대한 실험을 했고, 에펠탑과 팡테옹을 잇는 무선 전송 실험을 처음으로 하기도 했다.

 여행서인 만큼 찾아가는 방법이나 개방시간, 입장료 등의 정보도 꼼꼼히 다뤘다. 다만, 프랑스의 과학 인프라에 대한 부러움이 지나친 나머지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유의 문장이 여러 번 나와 신선감이 떨어진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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