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월드컵경기장 활용 … 울고 웃는 지자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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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골머리를 썩였던 월드컵경기장의 활용방안을 놓고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대형 할인점 등 유치

◆ 광주시=월드컵경기장이 공공서비스 기능을 높이고 수익도 올릴 수 있도록 경기장 스탠드 아래 동쪽에 대형 할인점(9천4백평), 서쪽에 챠밍교실.미용실.다이어트실 등 여성 관련 시설(9백50평)을 유치하기로 활용계획을 확정했다. 외부 주차장에는 골프연습장(8천8백평)과 카트 경기장.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이달 중순께 전자자산처분시스템(www.onbid.go.kr)과 시 홈페이지(www.gwangju.go.kr)에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어 사업설명회와 입찰등록을 거쳐 3월 중에 일반 공개 경쟁입찰과 심사를 통해 구역.기능별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입찰자격은 대형 할인점의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점으로 등록한 곳으로 제한되나 나머지 시설은 일반인의 참여가 가능하다.

오승희 광주시 체육청소년과장은 "월드컵경기장이 위치한 염주지구는 금호.풍암.상무지구 신도심과 연결되는 지역으로 대규모 주거단지와 제2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인접해 상권 형성에 유리한 곳"이라고 말했다.

*** 연간 10억원 흑자 예상

◆ 전주시=이미 지난해 3월 반월동 월드컵경기장 부지 18만여평중 4만7천여평을 퍼블릭골프장(9홀)으로 조성하고 경기장 안에는 사우나(7백50여평).예식장(1천7백여평).판매시설(6백여평) 등을 유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5월 실시한 입찰에서 경쟁률이 골프장은 9대 1,예식장은 13대 1이나 됐다. 골프장의 경우 ㈜월드컵개발이 예상을 뛰어넘는 30억원이란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다.

이들 시설 사업은 현재 교통영향 평가와 시설변경 등 행정절차를 밟는 중이며, 올 상반기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골프장은 2005년께 문을 열고, 나머지 시설물들은 연내에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 김영석계장은 "월드컵 경기장의 부대 시설물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2005년부터는 임대수입이 한 해에 39억원쯤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장 관리비로 한해 18억원이 들어가는 것을 계산하면 연간 10억원 이상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테마파크사업 중도하차

◆ 서귀포시=월드컵경기장은 '시뮬레이터 영상체험관'을 조성하는 것을 빼곤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로부터 경기장 부지 중 3천2백여평을 20년간 임대받은 ㈜풍림개발은 오는 5월말 개관을 목표로 시뮬레이터 영상체험관을 짓고 있다. 지상 2층의 철골조로 만들어지고 한번에 46명씩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해 11월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했지만 나서는 업체가 없어 풍림개발이 단독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시뮬레이터 영상관 부지는 서귀포시가 당초 경기장 개관 때부터 미국의 지텍사와 아이맥스 영화관을 짓기로 협약한 장소다. 그러나 이 회사와의 투자유치 협약이 지지부진을 거듭, 결국 아이맥스 영화관 등을 주요 시설로 하는 영상테마 파크 사업은 중도하차된 상황이다.

장병순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운영기획단장은 "월드컵 때 탈.부착이 가능하게 설치한 가변식 관람석 5천8백여석은 강정동 강창학 보조경기장으로 옮겨져 활용하고 있으며, 영상체험관이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천창환.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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