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아이디어로 사업 확장 창업 15년 만에 중국 최고 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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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국 최고 부자에 오는 궈광창 회장<上>과 둘째 부자로 밀려난 황광위 회장.

16일 중국의 최고 부자 순위가 바뀌었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은 16일 “상하이 푸싱궈지(上海復星國際)가 오늘 홍콩 증시에 정식 상장돼 궈광창(郭廣昌·40) 회장의 평가재산이 320억 위안(약 3조8000억 원)으로 궈메이(國美)집단의 황광위(黃光裕) 회장(200억 위안)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푸싱궈지가 홍콩에서 발행하는 주식은 12억5000만 주. 회사 전체 주식의 20%의 규모로 주당 가격은 9.23 홍콩달러(약 1200 원). 푸싱궈지의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는 궈 회장의 재산 평가액이 320억 위안으로 뛰어 오른 것이다.
 
푸싱궈지의 최고 경영진 4명인 궈 회장, 량신쥔(梁信軍·지분 22%), 왕췬빈(汪群斌·지분 10%), 판웨이(范偉·지분 10%)는 상하이 푸단(復旦)대 동창생들이다.
 
궈 회장은 1985년 푸단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89년 졸업과 함께 친구 량신쥔과 대학에 조교로 남았다. 경제적으로 고단한 생활을 하다가 92년 량과 자본금 10만 위안으로 광신(廣信)과학기술자문공사를 설립했다.

당시로선 생소한 직종인 투자환경조사 회사를 차린 것이다. 두 사람의 독특한 분석기법이 먹히면서 고객이 줄을 이었다. 설립 10개월 째인 1993년 6월 광신은 매출액 100만 위안을 돌파했다.

하이테크를 선택하지 않으면 앞 길이 없다고 판단한 궈는 제약과 부동산에 주목한다. 93년 말 대학 동창인 왕과 판을 영입한 뒤 회사 이름을 푸싱가오신(復星高新)으로 바꿨다. 량, 왕, 판은 모두 유전공학 전공자들이다.

푸싱은 간기능 측정시약개발 등 제약사업이 빛을 보면서 95년 가볍게 매출 1억 위안을 넘어섰다.

“궈 회장은 생각과 언변에 능하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다. 난관에 부딪히면 물 한잔 마실 시간에 절묘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그의 목표는 언제나 산처럼 컸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푸싱 직원들의 평가다.

친구인 량은 이렇게 말한다.

“궈 회장은 푸싱의 영혼이다. 반응이 빠르며, 정력이 걸출하고, 사람과 사귀는 데 뛰어나다. 언제나 새로운 사업을 개척했고, 그때마다 회사는 몇 배씩 성장했다. 그가 없었다면 푸싱도 없었다”
 
푸싱의 영업 특징은 2가지다. 첫째 살 수 있는 건 빌리지 않았고, 빌릴 수 있는 건 건설하지 않았다. 푸싱은 끊임없이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철강, 광산, 건설, 증권, 부동산, 제약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그는 또 언제나 저점을 노렸다. 젠룽(建龍)철강, 더방(德邦)증권, 상하이 광산을 인수할 때 모두 그 분야의 경기가 최하일 때였다. 자연 가장 싼 값에 인수할 수 있었다. 상하이 푸싱에 위치한 사옥도 99년 부동산 경기가 최저점일 때 ㎡ 당 4500 위안에 사들인 것이다. 지금은 공시지가만 ㎡ 당 5만 위안이 넘는다.

베이징=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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