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주마 1,2위 기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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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수입돼온 경주마들이 판치는 경마에서 국산 경주마가 처음으로 1, 2등을 휩쓸어 83년 본격적으로 국산 마가 경주에 참여한지 10여년 만에 첫 경사를 맞았다.
14일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열린 일요경마 제1경주(1천m)에서 국산 마인 애마봉(기수 이상근)·헌헌장부(기수 김모근)가 내로라 하는 호주ㆍ뉴질랜드산 경주마들을 제치고 1, 2등으로 들어와 국산 마의 자존심을 세운 것.
이날 제1경주에는 국산 마 세 마리, 호주산 4마리, 뉴질랜드산 5마리 등 모두 12마리가 출전했으나 당초우승후보에서 제외됐던 애마봉이 초반부터 선두에 나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헌헌장부가 그 뒤를 따랐다·
애마봉은 89년3월 제주도 송당 목장에서 천하제일(부)· 월정사 (모) 사이에서 태어난 네 살 짜리 수말로 지난해 7월 경주마로 데뷔, 지금까지 출전한 여섯 차례 경주에서 모두4등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올리다 일곱 번째 경주에서 우승, 1백9만5천 원의 상금을 받으면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준우승을 차지한 힌헌장부는 한국마사회가 국산 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89년 당시 7천 만원을 주고 뉴질랜드에서 종마 (종마)로 구입한 킹스뷰의 아들로 90년5월 원당 종마목장에서 출생한 기대주.
지난해 11월 첫 경주에서 2등을 차지하면서 화려하게 데뷔, 14일 경주까지 다섯 차례 경주 중 네 번이나 2등을 기록한 강자다.
이들의 가격은 헌헌장부 9백69만 원, 애마봉 7백47만원으로 평균 도입가가 4백인만원 수준인 외국산경주마보다 비싸다.
그러한 가격 차이는 국산 마 품질이 더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국산 마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목장의 수지를 맞춰주기 위한 배려 차원이다.
현재 경마장에서 뛰고있는 경주마는 모두 1천4백50마리로 이중 8%인 1백15마리가 국산 마.
한국마사회는 국산 마 보급을 더욱 확대해 2003년까지 경주마의 75%를 국산 마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오는 8월부터 개인 마주제가 시행되면 외국의 우수한 경주마들이 속속 수입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수입 마·국산 마의 경쟁이 본격화돼 외국·국내의 교배기술 및 훈련기술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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