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장에 美컬럼비아大 팔론 교수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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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미국의 투자펀드 론스타에 인수된 외환은행이 신임 은행장에 로버트 팔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날 "신임 은행장 후보 가운데 로버트 팔론 교수가 유력하다"면서 "근무조건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팔론 교수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은행장으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외국인 행장은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아시아통'인 팔론 교수는 1969년 미국 오하이오 대학을 나와 75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75년 시티은행에 들어간 뒤 뱅커스트러스트(BTC).체이스맨해튼은행 등을 거쳤다.

지난해부터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국.일본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관인 '재팬소사이어티'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론스타가 팔론 교수를 은행장으로 선택한 것은 론스타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금융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론스타가 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팔론 교수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소신있게 경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팔론 교수는 미국계 은행에 근무하는 동안 홍콩.도쿄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26년간 거주했으며 요즘도 아시아와 한국의 금융 관련 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면서 아시아를 수시로 방문해 아시아의 경제.경영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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