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 파리 무대서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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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 패션이 파리무대에 진출했다.
한국의 정상급 디자이너로 파리 기성복 컬렉션에 참가중인 이신우·이영희씨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파리에서 패션쇼를 갖고 한국의 패션 감각을 선보여 파리 패션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11일 개막된(19일까지)파리 기성복 추동 컬렉션은 밀라노·런던 컬렉션 등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패션무대로 이듬해 세계 추동복 패션시장의 경향을 좌우하는 자리로 평가되고 있다. 이브생 롤랑, 샤넬, 지방시, 랑방, 웅가로, 발렌티노, 크리스티앙 라크르와 등 약60여 개의 세계적 패션메이커들이 이번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쇼에 이신우씨가 선보인 작품은「둘을 위한 하나」라는 주제의 남녀의상 90벌. 안팎으로 뒤집어 입을 수 있는 리버서블 위주로 실용성을 강조한 이씨의 작품들은 어딘지 한국적이면서 서양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옷들이라는 평을 받았다.
국내에서 전통 한복디자이너로 활약해온 이영희씨의 경우는 훨씬 더 한국적인 감각을 살린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이씨가 출품한 58점 중 19벌은 곡선을 최대한 살린 한국의 전통 한복 치마저고리. 나머지 39점도 두루마기나 마고자 등 우리의 전통 복식을 서양식으로 개조한 것들이었다.
두 사람의 패션쇼를 다 돌아본 프랑스의 한 패션전문가는『한마디로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한국적인 선의 우아함과 함께 한국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다른 프탕스의 패션관계자는『최근의 패션이 보편성보다는 민속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두 사람 다 마·무명·실크 등 한국적인 소재에 한국적인 라인, 또 한국적인 색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충분치 관심을 끌만하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패션쇼에는 세계각국의 패션 관계자들과 패션 전문기자 등이 쇼 장을 가득 메워 동양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파리 패션무대에 진출한 한국디자이너에 대한 깊은 관심과 흥미를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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