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빌딩건축 현장소장 김종수씨 (39·삼성중공업). 그는 요즘 남다른 보람과 자부심으로 아침을 맞고 있다. 국내최고 높이의 주차빌딩건설이라는 난공사를 자신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출근 길이 가슴 뿌듯하기만 하다.
지난 8일 서울역 앞 염전교 주차빌딩 건설현장. 높이 60여 m의 철골공사를 끝마치던 이 날 김씨는 현장의 부하직원 10여 명과 함께 기분 좋게 한잔했다. 올 1월 7일 첫 삭을 뜬 지 딱 2개월만에 사고 한 건 없이 골격을 잡아놨다는 것이 자신이 생각해도 대견스러웠다.
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선 야트막한 건물을 뚫고 나오듯 세워진 이 주차빌딩은 실은 쌍둥이. 얼핏 한 건물로 보이는 이들이 차지한 바닥면적은 각각 13평 남짓으로 서로 키 재기를 하듯 마주보고 있다.
대지 면적 당 건물높이에서 이 쌍둥이 주차빌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늘고도 긴 「세장도」에서 바닥면적 3천여 평에 높이 2백49m인 63빌딩을 가볍게 제치고 있다.
『워낙 좁은 공간에 높게 건물을 올리다 보니 특히 공사가 어려웠습니다. 기존 건물과 한 길 남짓한 공간을 두고 철골을 쌓을 때는 제가 봐도 아슬아슬하더군요』2백kg∼1t의 철골 1전2백여 개를 조립해가는 중량작업이자 고소작업이어서 금씨는 현장안전지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쌍둥이 주차빌딩의 주차용량은 각각 60대 규모 . 건물을 세우지 않고 13평의 바닥에만 차를 댄다면 승용차 3대가 겨우 비집고 설 수 있는 공간에 무려 20배의 효율을 확보했다.
골격은 완성됐지만 김씨의 고생은 정작 지금부터. 차량용 엘리베이터 설치·배선 등 내부 작업을 위해 그는 하루에 적어도 대여섯 차례씩 사다리를 타고 60m높이의 이 철골을 기둥 오르내리둣 해야할 판이다.
『좋아서 덤빈 일인데 어렵다고 대숩니까. 난공사를 치르고 나면 보람은 더 큰 법이지요』 컴퓨터로 통제되는 전자동 차량 입출고 시스템을 갖춘 이 쌍둥이 주차빌딩은 오는 5월 말 께 공사가 끝나 선뵐 예정. 금씨는 『촌놈이 서울의 관문에 우뚝 주차빌딩을 세운 것이 자랑스럽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