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꾸러온 사람 카드로 해외서 고액 현금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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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카드대출」신종사기 잇따라/영남지역 많아/회사별로 10여건씩 신고접수
신용카드를 이용해 불법적인 대출을 해주는 사채업자들이 최근 돈을 꾸러온 사람들의 카드를 속여 빼앗아 이를 해외에서 사용하는 신종사기가 속출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 신종사기는 부산·대구 등 영남지방에서 많아 5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각사에는 지난달부터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이같은 사기에 걸린 회원들로부터 들어온 신고가 사별로 적게는 5∼6건,많게는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임시사무실을 차려놓고 신문광고나 전단광고를 보고 찾아온 카드회원들에게 대출절차상 필요하니 카드와 비밀번호를 맡기고 2∼3일후 현금을 찾아가라고 한후 곧바로 사무실을 폐쇄하고 달아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들은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당사자의 서명이 필요없는데다 특히 외국에서는 3천달러(국내에서는 통상 30만원 한도)까지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청구서도 한달후에나 오는 점을 이용,속여 뺏은 카드를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위너스카드 회원인 대구의 신모씨(25)는 신문광고를 보고 급전을 마련하러 갔다가 이런 사기를 당해 2백40만원의 피해를 보았고,부산에서 교사로 재직중인 조모씨(45)도 같은 수법에 1백27만원을 날렸다.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불법고리대출업소가 3천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 시중자금사정이 좋아지면서 사채시장이 얼어붙자 어음할인을 위주로 하는 사채업자들이 대거 카드대출업으로 전환하고 있어 그 숫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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