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비상각의 소집/의회 인민대회 소집 부결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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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보수장교들 “친위쿠데타 준비중” 주장
【모스크바 AP·이타르­타스=연합】 러시아 정국은 4일 최고회의(상설의회)가 내달로 예정된 국민투표 실시를 가능케할 인민대표대회(비상설 최고입법기구) 소집안을 전격 부결하고,보수파에 「단호한 조치」를 경고한 바 있는 보리스 옐친대통령도 이에 맞서 최고회의의 출석요구를 거부한채 5일 비상각의를 소집키로 하는 등 계속 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와 관련,러시아군 강경파 장교들은 4일 옐친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직할 통치를 실시하기 위한 「일종의 친위 쿠데타」를 준비중이라고 폭로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쿠데타 준비설을 즉각 부인했다. 국민투표가 예정대로 내달 11일 실시되려면 러시아 헌법에 따라 인민대표대회가 늦어도 오는 10일까지 소집돼 투표문안을 확정해야 하나 시한이 촉박해 국민투표가 예정대로 실시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최고회의내 다수 세력인 보수파 대의원들은 인민대표대회 소집에 앞서 옐친대통령을 출석시켜 그가 지난 3일 군지휘부와 가진 안보회의 내용을 청취한후 오는 17일께 인민대표대회를 소집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을 펴 이를 관철시켰다. 최고회의는 5일에도 회의를 속개,인민대표대회 소집문제를 논의한다.
한편 대통령실의 알렉산드르 오르표노프 대변인은 옐친대통령이 최고회의에 출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옐친대통령이 5일 현정국 위기를 다루기 위해 전각료가 참석하는 특별각의를 소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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