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성운동상」수상 중기은노조 여성정책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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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여성 평생 평등일터 확보」를 목표로 일해온 중소기업은행 노동조합여성정책실에 주신 이상은 4천여 저희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격려이자 5만5천여 은행 노조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희망이란 뜻에서 더욱 기쁘고 감사합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3일 중소기업은행 노조여성정책실을「올해의 여성운동상」수상자로 선정한데 대한 황금주 여성정책실장(31)의 수상 소감이다.
국내 금융권에서 30여년간 지속돼 온 여행원제를 폐지하고 남성은 종합직, 여성은 일반직으로 못박아 성 차별을 고착화하려던 신 인사제도를 거부하는데 앞장서온 이 여성정책실이 국내 최초로 생긴 것은 91년 10월. 노조에 여성부조차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그 활동이 대체로 부진한 실정에서 중소기업은행 여성 노조원들은 여성정책실 설치를 주요공약으로 내건 위원장 후보를 적극 지지해 여성부를 여성정책실로 승격시켰다. 여성정책실은「여행원제 폐지를 위한 투쟁본부」를 두고「국책은행 여성간부 실무위원회」를 구성하는데도 구심점이 되었으며, 전국 순회 공개토론회를 열고 공동소식지를 펴내는 등으로 일반 여성조합원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다.
그 결과 조합원들의 단결력을 바탕으로 한 단체교섭을 통해 여행원제 폐지 외에도 임시직 여성 교환원들을 정규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모성보호의 측면에서도 80일의 출산휴가와 유산휴가(4개월 이전은 6일까지, 그 이후는 진단서에 따라 80일까지) 및 육아휴직, 남녀직원 모두에 대한 자녀 간병 휴가 및 5세 이상 미취학 자녀에 대한 탁아수당(월5만원) 지급 등 종전에 비하면 가위 파격적이라 할만한 노사합의를 이뤘다.
중소기업은행 노조 박정섭부위원장(40)은 여성관련 문제에 관한한 노사협의 이전에 조합 내에서 남성 동료들을 설득시키는 일이 또 하나의 만만찮은 고비라고 털어놓는다.
『이론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감정적으로 수용하기 힘들어 하는 남성들을 어떻게 이해 시키느냐는게 물론 중요하지요』
「평등한 일터, 건강한 모성」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 소문난 중소기업은행 노조 송익진위원장(38)은 여성정책실이 오는 8일「세계여성의 날」에 받게 될「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진심으로 반긴다며 활짝 웃는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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