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질학연 비달·벤즈팀 논문(지구촌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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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구 내부에 혹같은 「대륙」있다/3천㎞밑 남한 3분의 2 크기/중국 핵실험 탐지하다 발견… 걸쭉한 상태
○작년 5월 단서 발견
지구 반대편에서 실시한 대규모 지하 핵실험의 부산물로 지구 내부에 남한 3분의 2 크기의 「이질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미국 지질학연구소 존 비달 박사와 할리 벤즈 박사팀이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이번 발견의 단서가 된 것은 지난해 5월21일 중국이 서부 롭노르(나포박)지역에서 실시한 지하 핵실험으로 이때 폭발시킨 핵폭탄은 TNT 66만t에 해당하는 강력한 것이었다.
○직경이 약 3백㎞
비달·벤즈박사팀은 이 핵실험으로 발생,지구 내부를 통해 전달된 인공적 지진파의 파동을 분석해 지표로부터 약 3천2백㎞ 지하에 직경 약 3백㎞,깊이 약 1백30㎞의 혹과 같은 덩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 부분이 지각밑의 맨틀과 외핵의 경계지점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으며 규산염이 주성분으로 약 25%의 스티쇼프석(SiO2)을 함유한 걸쭉한 유동체 상태인 것으로 추정했다.
스티쇼프석은 맨틀과 철용액으로 이루어진 핵간의 화학반응으로 생겨난 것으로 설명했다.
○복잡한 구조 측정돼
이처럼 깊은 곳에서 작은 이질적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짐으로써 지구의 내부구조는 이제까지 과학자들이 추정해왔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지구내부는 주로 규산광물로 이루어진 지각과 맨틀,철·니켈 합금으로 이뤄진 핵 등 3개층으로 나뉘어진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핵의 외부는 유체라는 것이 이제까지의 정설이었다.
비달·벤즈 박사팀의 발견은 지진관측소의 증설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가능했다.
이들은 중국의 핵실험당시 알래스카와 뉴욕에 이르는 북미의 1천62개 지진관측소가 잡은 지진파 기록을 입수,이중 뚜렷한 신호와 이질적 잡음이 기록된 4백77개를 컴퓨터로 분석했다. 그결과 주변의 다른 부분보다 이 혹부분을 통과할 때 지진파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확인,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진계에는 먼저 P파가 기록되고 나중에 S파가 기록된다.
이중 P파는 종파이고 S파는 횡파로 통과하는 매질에 따라 속도가 변한다. 또 다른 매질과의 경계면에서 반사·굴절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이를 분석,지구내부의 층구조와 물질의 종류·상태를 추정해 왔다.<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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