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전 상명여고 배정 학부모들/재배정 요구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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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계동 가면 4시간 걸려 통학 불가능/전학시켜도 교과서달라 학업 큰 지장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0일 고교신입생 배정에서 동작구에서 용산구로 타학군 배정한 8백1명중 1백70명을 94년 2월 서울 중계동으로 이전할 상명여고(서울 한강로1가 50)로 보내는 바람에 학부모들이 재배정을 요구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이전하게 되면 통학시간만 4시간이상 걸려 통학이 불가능하고 고교 2학년때 전학을 하게되면 학습진도·환경적응 등의 어려움으로 심리적·정서적 불안 및 피해의식으로 자칫 평생을 좌우할 대입에 차질을 빚게된다며 입학전에 재배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측은 지금까지 도심에서 강남구 등으로 이전한 20여개의 학교학생에 대해서도 재배정한 선례가 없고 상명여고 배정학생들만 재배정할 경우 올해 타학군으로 배정한 8천8백3명의 학생이 거주지내 학교로 집단 재배정을 요구할 우려가 있으며 학생들이 빠져 나갈 경우 학교재정에 타격을 받는다는 이유로 재배정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청측은 해당 학생들이 일단 입학후 4월부터 희망학생들에 대해 거주지 학교에 결원이 생길 경우 전학을 시켜주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학부모들은 올해안에 거주지 학교에 해당 학생수만큼 결원이 생긴다는 보장이 없고 결원이 생긴다 하더라도 어떤 학생부터 먼저 전학을 시킬지 기준이 모호하다며 학교 이전사실을 미리부터 알고서도 학교재정만을 감안해 대책없이 학생들을 강제배정한 것은 교육청의 지나친 행정편의라고 비난했다.
학부모 대표 신성룡(53·서울 상도2동)는 『입학후 내년에 전학한다 하더라도 현재 고교교과서가 8종이나 돼 학교마다 교과서와 교과진도가 다른데다 제2외국어 선택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전학에 따른 불이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특히 새로운 대입제도에서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행정편의를 앞세워 어린학생들의 장래를 망치는 비합리적인 행정은 마땅히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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