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위로부터”/김영삼 14대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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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자/남북 정상회담 제의/3대과제/부패척결·경제회복·기강확립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가 25일 출범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노태우 이임대통령과 최규하·전두환 전대통령,3부요인 및 각계인사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4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정식으로 취임했다.<관계기사 2,3,4,5,6,9,23면>
김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한다』는 취임선서를 한후 취임연설을 했다.
김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마침내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이 땅에 세웠다』며 「문민 민주주의시대」개막을 선언했다.
김 대통령은 『좌절과 침체를 딛고 용기와 희망의 시대로,폐쇄와 경직에서 개방과 활력의 시대로,갈등과 대립에서 대화와 협력의 시대로,불신의 사회에서 신뢰의 사회로,나만을 앞세우는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한국병 치유에 의한 신한국 창조를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신한국 창조엔 인내와 시간,눈물과 땀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다 함께 고통을 분담하자』고 호소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힘있는 사람은 더 큰 것을 양보해야 한다』면서 『너무 성급하게 내 몫만을 요구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김일성주석에게 『김 주석이 참으로 민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일을 원한다면 이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도 만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가슴을 터놓고 민족의 장래를 의논해 보자』고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개혁을 위한 3대 당면과제로 부정부패 척결·경제살리기·국가기강 확립을 제시한 김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에는 결코 성역이 없을 것이며,단호하게 끊을 것은 끊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후 『이제 곧 위로부터 개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 정부는 규제와 보호 대신에 자율과 경쟁을 보장하고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각오를 다진뒤 『국민은 더 절약하고 더 저축해야 하며 사치와 낭비는 추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는 국민여러분의 친근한 이웃이 될 것』과 『저는 국민이 일하는 현장,기쁨과 고통이 있는 현장에 함께 있을 것』을 약속했다.
노 이임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이 끝난뒤 취임식장에서 바로 연희동 사저로 돌아갔다.
이날 0시부터 5년 임기가 개시된 김 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오전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청와대에 들어가 노 이임대통령과 인수인계를 마친뒤 국회에 제출할 황인성국무총리·이회창감사원장·천경송대법관 임명동의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첫 집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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