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장윤창|"팀 우승 후 선수 생활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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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돌고래」 장윤창(34·고려증권)이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날짜를 오는 3월 7일로 잡고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약중인 컴퓨터 세터 김호철(34)과 함께 국내 최고령 선수인 장은 앞으로 여섯 경기에만 출전하면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된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논산 가야곡 국교 4년 때 서울에서 시계포를 하던 큰 형님 손에 이끌려 상경한 장은 경기 송산 중 1년 때 배구에 입문한 이래 희비가 엇갈린 20년의 배구인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장이 3월 7일을 지목한 것은 자신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참가한 「백구의 대제전」 대통령배대회가 올해로 10회 째를 맞았고 바로 그날을 소속팀 고려증권의 통산 다섯 번째 우승 D-데이로 잡고있기 때문이다.
고려증권은 현재 진행중인 제10회 대회 l·2차 전에서 우승을 차지, 13연승 가도를 달리며3차 대회에 올라있다. 따라서 3차 대회 우승은 물론 3월5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 결정전에 상대가 누구든 간에 3-0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장의 자신감과 사명감이 바로 그날을 「정상에서의 명예 은퇴」 날짜로 잡은 것이다.
장은 83년 경기대를 졸업하고 고려증권의 창단 멤버로 입단, 제1회 대통령배 대회에서 소속팀의 원년우승을 이끌어내며 최우수 선수상(MVP)과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베스트6에 선정돼 선수로서 최고 절정기를 맞았으며 모두 3번 MVP에 올랐다.
인창고 2년 때인 72년 태극마크를 단 이래 무려 14년 동안 대표선수를 지내며 세계선수권 대회 4위, 아시안게임 우승(78년)의 주역이었던 장은 대표팀 트레이너를 거쳐 현재는 소속팀의 코치 겸 선수.
『은퇴 후 팀에서 허락한다면 이탈리아의 코치 아카데미 같은 데서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고 싶습니다』
수면위로 솟구치는 돌고래처럼 탄력 넘치는 도약력을 이용한 강 스파이킹, 그리고 일단 공중에 솟구친 후에도 「공격수를 따라 두 손이 옆으로 흐른다」는 절묘한 블로킹.
어쩌면 장윤창의 팬들은 이번 대통령배대회에서 고려증권이 우승을 하지 못하도록 그래서 장이 은퇴를 미루도록 기원을 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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