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총림』역주·원문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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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선조 숙종 때 홍만종이 엮은 한국고전비평문학을 조감할 수 있는 『시화총림』이 번역 출간됐다.
한학자 홍찬유씨는 『시화총림』을 한글로 번역, 주석을 가한 『역주시화총림』(통문각 간)을 상·하2권으로 펴냈고, 경상대 한문학과교수로 함께 있는 허권수·윤호진씨는 필사본『시화총림』의 탈자·오자를 바로잡은 『원문시화총림』과 함께 이를 번역·주석한 『역주시화총림』상·하2권 등 3권을 최근 도서출판 까치를 통해 출간했다.
시화는 문자 그대로 시에 관한 이야기로 시에 대한 본격비평은 물론 시 창작에 얽힌 이야기, 시의 역사, 기발한 시구, 시를 둘러싼 사연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중기 이인로의 『파한집』이 선보인 이래 수많은 시인·묵객·학자들이 시화를 쏟아냈다. 여러 전적을 뒤적이며 이러한 시화들을 모아 시화전집으로 엮어낸 것이 홍만종의 『시화총림』이다. 고려 시대 이규보의 『백운소설』에서부터 홍만종이 살던 조선 숙종조에 이르기까지 총 24종의 시화를 모은 이 책은 때문에 선조들의 시에 대한 사상, 비평의 자세, 창작방법 등을 알 수 있는 우리 고전비평문학의 조감도로서 국문학사 저술에 근간이 되는 고전 역할을 해오고 있다.
『무릇 상하 수 백년 동안의 시인·묵객·산승·규수 등의 이름난 글과 뛰어난 시구들을 갖추어 기록하여 빠뜨리지 않았다.
그 청려·호웅함이 각각 그의 취를 다하였고, 품평하고 고증하는데 있어서 꼭 알맞지 않음이 없다. 우리 동방시학의 번성함을 이를 통해 볼 수 있으니, 또한 이것에서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는 서문이 실린 조선조 최대의 비평가 홍만종이 펴냈던『시화총림』은 서구시학에 한계를 느낀 작금 우리평단에도 많은 반성과 함께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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