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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 상을 받은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플레이어』<사진>가 개봉되었다.
세계 오락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야유하고 있는 뛰어난 블랙 코미디다. 영화사의 각본 담당이사인 그리핀 밀(팀 로빈스 분)은 출세욕에 불타는 유능한 비즈니스 맨.
어느 날 그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협박편지가 날아온다.
시나리오 작가를 대표해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불안을 느낀 그는 어느 무명작가를 진범으로 오인하고 죽여 버린다. 하지만 그가 협박자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은 미궁에 빠져든다.
영화를 비즈니스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의 도덕적 불모 성을 알트먼은 그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을 담아 보여준다. 흥행 성이 없는 영화를 만든다는 이유로 할리우드에서 80년대 내내 추방되었던 그에게 있어 이는 일종의 영화적 복수 극일지도 모른다. 브루스 윌리스, 줄리아 로버츠 등 수많은 스타들이 단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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