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동유럽 전율케한 '유령기차' 공포

중앙일보

입력

1911년 이탈리아를 출발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유령기차’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8일 오전 10시50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방송한 이 이야기는 ‘포예즈드-프리크락’이라고 불리며 오랜 기간 러시아와 동유럽 전역에서 목격된 유령기차를 다뤘다.
유령기차는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되지만, 이 지역의 유령기차는 철로가 없는 지점에 나타나거나, 직접 사람들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 유령기차가 문호 니콜라이 고골(1809~1852)의 저주로 인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구전돼왔다.

19세기 러시아의 문장가로 손꼽히는 고골은 어려서부터 문재를 드러냈으며, 그의 소설에는 괴기스러운 인물과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담겨 인기를 끌었다. 1852년 3월4일 사망한 그는 당시 정신착란 증세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931년 그가 묻힌 모스코바 세인트 다니엘 사원 공동묘지가 철거될 당시 시신 이장을 위해 관을 연 군인들은 그의 관 벽에 손가락으로 심하게 할퀸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매장 당시 고골이 살아있었다는 흔적이다. 죽기 전 '죽은 영혼'이라는 소설을 썼던 고골은 러시아 정교 콘스탄티노브스키 신부의 눈 밖에 나 강제로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그리고 생매장됐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묘지 관리자가 그의 유골을 수집가에게 팔았다는 것.
이후 고골의 유족이 유골을 수습하고, 기차를 통해 이탈리아 장교에게 운반을 부탁했으나, 유골을 옮겨오던 이탈리아 장교가 유골로 승객들을 놀래키는 장난을 치면서 기차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게 유령기차에 얽인 사연. 러시아에서는 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억울한 죽음을 맞은 고골의 저주 때문에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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