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끼읽끼 Q&A] 한글 깨치기 시작은 반복동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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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정태선 총체적언어교육연구소장이'책끼읽끼 Q&A'코너를 진행합니다. 어린 자녀에게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지, 한글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할지 궁금할 때가 많지는 않나요.

'유아언어발달 BLB(Big Letter Book)동화' '한글깨치동화'의 저자인 정소장에게 책읽기.글읽기에 관해)로 물어 보시면 지면을 통해 답변해 드립니다.

Q:"3세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요. 한글을 너무 일찍 깨치면 창의력이 떨어진다는데 이 시기에 한글을 가르쳐도 될까요. 만약 가르친다면 어떤 책,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야 할까요?"

A:이런 광고가 있다. "이게 무슨 라면이지?" "○○라면." 단순한 질문과 답변이 두세번 반복된다. 동시에 '○○라면'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화면이 잠깐 떴다가 사라진다. 그런데도 아이는 길거리 광고나 가게에서 같은 라면 봉지를 보면 소리쳐 말한다. '○○라면!'

TV 화면이나 길거리 표지판에 쓰여진 큰 글자를 짧은 시간 동안 보면서 글자를 익히는 것이 유아의 특징이다. 그래서 통문자 낱말카드로 아이들 한글 교육을 시킨다.

아기가 태어나 엄마에게 말을 배울 때는 이렇게 배우지 않는다. 물이 마시고 싶어 울다가 엄마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말을 하게 된다. 이 세상에 어떤 엄마도 낱말 카드에 '물' '마시다'를 써서 암기하게 한 다음 각 낱말을 이어 '물을 마시다'라는 문장을 가르치는 경우는 없다.

읽기도 마찬가지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매일 적어도 10분 동안 세 가지 이상의 이야기를 소리내어 읽어주면 많은 아이가 특별히 낱말 카드로 한글을 배우지 않아도 취학 전에 글을 읽게 된다.

세살까지 이렇게 책을 많이 읽어 주었더니 문자에 관심을 갖고 읽으려고 한다면, 이때부터는 유아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는 반복동화를 선정한다. 반복동화는 새로운 장르의 동화다. 시조에 형식이 있듯이 유아의 언어발달을 위해 반복의 형식을 갖춘 동화다. 의미없이 낱말과 문장이 반복되는 동화는 오히려 역효과다. 이야기 구조가 단단히 잡힌 반복동화를 읽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글자의 색깔과 크기를 고려한 큰 글자의 반복동화를 읽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정태선 총체적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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