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 뿌린 돈만 72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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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통장 로비, 기부금 로비, 투자금 로비, 납품권 로비…. 정상명 검찰총장이 '단군 이래 최대 사기'라고 규정한 제이유그룹 사건에서 드러난 주수도 회장의 독특한 로비 수법들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3일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 주 회장은 돈의 출처를 위장해가며 정.관계 인사, 수사기관, 언론사 간부에게 마당발 로비를 펼쳤다.

주 회장이 제이유와 관련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방문판매법 개정 입법 ▶서해유전탐사 허가 ▶검찰.금감원 조사 무마 ▶자사에 불리한 내용의 언론 보도 무마를 비롯한 전방위 로비작업에 쓴 돈만 72억여원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주 회장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차명통장과 도장.비밀번호를 함께 주고 돈을 송금하는 수법으로 2억1000만원을 건넸다. 서울중앙지검 6급 수사관인 김모(46.구속)씨에게도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해결해 달라"며 비서실 직원 명의 통장을 넘긴 뒤 1억8000만원을 송금했다.

저명 인사가 운영하는 공익단체에 거액의 기부금과 협찬금을 희사(?)한 것도 주 회장이 즐겨 사용한 로비 수법이다. 주 회장은 서경석 목사가 상임대표인 '나눔과 기쁨'에는 '독거노인 돕기 지원금' 명목으로 거액을 기부했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회장을 맡았던 '장준하 기념사업회'에는 공연 협찬금 명목으로 돈을 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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