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쥐꼬리 예산에 "잿빛 도시"|인천시 환경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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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형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시커먼 매연, 인천항을 드나드는 골재수송트럭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으로 전국최고의「잿빛도시」로 전락한 인천-. 코끝을 스치는 역겨운 화공약품 냄새, 귓전을 때리는 공장소음 등으로 공단주변주민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예산·인력부족 등으로 전국최고의「잿빛도시」라는 불명예를 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천시가 올해 수질·대기오염예방 전담 부서인 환경보호과·보건환경연구원 전용으로 편성한 예산은 8억7천6백 만원으로 시 전체예산(1조3백39억 원)의 0·08%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시가 계획하고 있는 환경오염 방지사업은▲지역담당 감시체계구축▲청정연료 사용가구확대▲수질오염측정 전산망구축▲소음공해지역 방음벽설치 등 기초단계의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인력·장비도 절대 부족하다.
지난해 7월 1일자로 서울지방환경청이 맡아 왔던 대형공해물질배출업소의 관리·감독권마저 이관됨에 따라 시가 관장하는 공해업체는 기존 2천1백45개소에서 3천4백91개소로 무려 62%가늘었다. 이는 현재 3백80개 업체가 입주한 남동 공단 입주가 끝나는 96년에는 4천5백91개 업체로 늘 전망이다.
그러나 공해단속요원은 14명에서 26명으로 늘었을 뿐이고,1명이 1백34개소를 감독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효과적인 단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가 장기적인 공해대책수립을 위해 인하대부설 산업과학기술연구소에 의뢰한「대기오염·소음·수질오염실태조사」중간결과 발표에 따르면 항동 연안부두일대는 입방m당 먼지오염도가 최고 2천4백mg으로 허용기준치(3백mg)를 8배 이상 초과하고 있어 이 일대 라이프·항운·연안아파트 입주민들이 극심한 먼지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수질오염도 심각하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인천시내를 흐르는 승기천·만수천· 장수천·청천천·굴포천·계산천 등 9개 하천을 대상으로 BOD(생물학적 산소요구 량)·COD(화학적 산소요구 량)등 19개 항목에 대한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천천이 BOD 1백22mg, COD 1백4mg로 나타나는 등 대부분 하천의 BOD·COD가 80mg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측정치는 정수를 하고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5급수 수질기준치(BOD·COD10mg/l)를 최고 12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인천시내 대부분 하천이「죽음의 하천」으로 변해 가고 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동중인 시내 하수종말처리장은 지난해 초 완공된 가좌 하수종말처리장(하루 처리능력 19만t)이 전부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91년 7월과 92년 6월 승기 처리장(하루 24만t)및 굴포 처리장(하루 28만t)건설공사를 시작, 시공 중에 있으나 이들 2개 처리장은 94∼95년에야 완공될 예정이어서 하천오염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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