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잡기」시민운동/서울 성북구 1천5백명 거리로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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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멋대로 올린 업소 이용않겠다”/골목 돌아다니며 상인들 설득/당장 값내린 갈비탕집 주인에 박수도
『주민 참여없이는 물가를 잡을 수 없습니다.』『요금을 멋대로 올린 업소는 이용하지 맙시다.』
정권 교체기와 연말연시·설날 명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치솟는 물가의 고삐를 잡기 위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서울 성북구 관내 30개 동의 새마을부녀회·노인회·새마을지도자회·바르게살기협의회 등 회원 1천5백여명은 19일 오후 동별로 50여명씩 상가 밀집지역에 모여 「물가는 우리 손으로…」 등의 내용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물가안정 시민운동」을 벌였다.
『4천원짜리 햄버그 스테이크값이 서너달새 7천원으로 껑충 뛰는가 하면 5천원하던 세탁비가 6천원으로 슬쩍 올라버렸습니다. 요금을 올리는 업소측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30∼40%씩 마구 올려서야 되겠습니까.』
성신여대 주변에서 열린 「동선1동 물가안정 시민운동」에 참여한 50여명의 주민들은 코끝을 아리게 하는 영하의 추위속에서도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시민·상인들에게 5백여장의 유인물을 나눠주고 「물가인상 억제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구청에서도 요금을 크게 올린 업소에 대해 위생검사다,세무조사다 하며 단속을 펴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요. 주민들 스스로 서비스요금 등을 큰폭으로 올린 업소 이용을 외면할때 물가는 저절로 잡힐게 아니겠어요.』
지난 10일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된 「물가안정에 시민들 나섰다」란 기사를 읽고 시민운동을 계획,추진했다는 동선1동 새마을부녀회 임이남회장(59)은 『앞으로 한달에 한차례씩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상인들과도 계속 대화를 통해 「함께 사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동참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캠페인 도중 성신여대뒤 음식점 「온달주물럭」주인 홍성욱씨(52)는 3천5백원으로 올렸던 갈비탕값을 종전가격인 3천원으로 내려 주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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