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폭설… 100여마을 고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설악 미시령 2백23㎝… 대관령제외 교통두절/선박 침몰·축사 붕괴/곳곳 재산피해 극심
【강릉=홍창업기자】 연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폭설에 산하도 묻히고 도시와 사람도 묻혔다.
지난 14일부터 내린 눈은 16일 오후 7시쯤 대부분 그쳤으나 영동고속도로를 제외하고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산간 도로를 끊어지게 했으며 1백여개 산간마을 3천여주민의 발을 묶어 놓았다.<관계기사 19면>
3일동안 내린 눈 적설량은 미시령 2백23.5㎝,진부령 1백87㎝,한계령 1백80㎝,대관령 1백14.8㎝,대청봉 1백89㎝ 등으로 대관령 관측소가 지난 1911년 설립되어 관측을 시작한 이후 이 지방에 내린 최대 적설량이다.
또 폭풍주의보가 발효중인 동해안 항·포구에 4천5백여척이 발이 묶여 3일째 출어를 못하고 있는 가운데 4∼6m의 높은 파도와 쌓인 눈으로 대피중이던 소형어선이 침몰하는 등 전례 드문 설해가 예상되고 있다.
◇교통두절·통제 및 마을고립=이 폭설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이 체인 등 월동장구를 갖춘 차량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으며 15일 오후 4시쯤부터 운행취소됐던 강릉∼서울간,강릉∼원주 등 이 구간을 운행하는 고속·시외버스 정기노선은 16일부터 오후 2시를 막차로 시간당 한대씩 차량을 운행하는 등 축소운행하고 있다.
속초∼인제간 미시령과 고성∼인제간 진부령,양양∼인제간 한계령은 전면 통제되고 있으며 16일 오전 교통이 두절됐던 명주군 연곡∼평창군 월정사간 진고개,강릉∼정선군 임계간 삽당령,동해∼정선간 백봉령,정선 고한∼태백간 두문동고개 등 대관령을 제외한 영동∼영서를 잇는 모든 산간도로와 동해안을 연결하는 강릉∼고성간 7호선국도는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월동장구를 갖춘 차량에 한해 통행을 허용했다. 또 명주·양양·고성·속초 등 산간마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15일부터 끊겨 명주군 왕산면 대기리·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등 1백여개 산간마을이 고립돼 생필품 공급이 끊기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속초∼서울간 항공기와 묵호∼울릉도간 카페리운항이 지난 14일부터 3일째 운항이 중단되고 있다.
◇재산피해=16일 오전 7시30분쯤 고성군 거진항에 대피중이던 문어잡이어선 철옹호(0.76t·선장 김기섭)가 높은 파도로 침몰되는 등 고성·속초 등 영북지역 항·포구에서 1t 미만 소형어선 50여척이 바다에 가라앉는 피해를 보았다.
또 16일 오전 4시쯤 속초시 설악동 5통3반 이종기씨(40) 소유 돈사가 무너져내려 돼지 2백50마리(4천5백70만원)가 떼죽음을 당했으며 이날 오전 11시쯤 양양읍 기정리 장만수씨(45) 양계축사가 붕괴되면서 닭 2백마리(2백만원 상당)가 죽는 피해를 보았다.
◇대책=도로공사 대관령지부와 각 국도유지건설 사무소는 50여대의 장비를 동원,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1백여개 산간마을이 교통두절돼 생필품의 공급이 중단되는 등 산간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되자 16일 전산하공무원과 예비군을 동원,철야작업을 벌여 17일 오전부터 차량운행이 가능토록 하라고 22개 시·군에 지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