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폭식, 월요병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이 대리의 월요일 아침은 대부분 피곤하다.

주말에 굳이 어딘가를 다녀오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이상하게 월요일 아침은 더욱 일어나기가 힘들다. 피곤한 월요일이 계속되자 이 대리는 스스로의 주말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의 주말은 거의 외식으로 채워진다. 주말에는 영양보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대리이기에 거의 매 주말마다 맛있는 식당을 찾아 평소 먹지 못한 음식을 많이 섭취한다.

이 같은 외식 이외의 다른 사항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과식을 하는 주말 식습관이 그에게 피곤한 월요일을 선물하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은 주말을 밀린 잠을 푹 자거나 주중에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만나거나 평소 부족했던 영양을 채우는 시간으로 채우고는 한다.

특히 오랜만에 함께 하는 가족과의 식사, 친구와의 밀린 약속 등은 종종 외식으로 이어지고 굳이 약속이 없다고 하더라도 평소 부족했던 잠처럼 영양도 부족했다 생각하며 과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70%가 주말에는 평소보다 폭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한 바 있다.

문제는 주말 폭식이 오히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이규래 교수는 “폭식은 다음 날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물론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도 운동 등을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면 괜찮지만 만약 에너지 소비가 없다면 다음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인체는 평소보다 다른 상황이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을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것은 과식이나 폭식에서도 마찬가지.

스트레스 호르몬은 쉽게 몸이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에 평소보다 몸이 긴장하게 되고 다음날에는 마치 그 전날 운동을 한 것처럼 피로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폭식이 야간까지 이어지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폭식 자체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영향을 줘서 잠을 푹 못자거나 잠들기도 어렵게 만들어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충고한다.

또한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면 소화되기 전 바로 잠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다음날 몸이 붓게 되고 자는 동안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 안의 음식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염이 발병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규래 교수는 “주말에 영양 보충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평소 먹는 정도의 양에서 부족했던 야채나 과일 등을 어느 정도 보충해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한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귀순 교수도 “월요일을 상쾌하기 맞기 위해서는 주말에 푹 쉰다는 느낌 보다는 적당히 쉰다는 생각으로 평상시의 생활습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한편. 월요일이 유독 힘들다면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가 권유되기도 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은 우울증과 피로를 없애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월요병으로 힘든 몸과 마음에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기 때문.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에는 녹차나 토마토 등이 있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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