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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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강상호씨는 1909년 구 소련 땅 원동 연해주에서 출생, 할아버지 때 함북 회령에서 국경을 넘어 원동으로 이주한 뒤 태어난 한인3세. 원동공산대학 당과를 졸업, 시베리아 우스리스크 구역 공청농민청년부장을 맡다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 이주정책으로 우즈베크 공화국으로 전 가족과 함께 강제 이주, 고려인학교를 설립해 3년간 고려인 2세 교육에 힘썼다. 1940년부터 5년 동안 우즈베크스탄 중학교 교장을 지내다 45년 조국해방을 맞아 소련정부의 명령으로 입북.
함흥주둔 소련군 40저격사단 정치부 상급 지도 원을 거쳐 46년 3월부터 잠시 평양의 소련군 기관지「조선신문사」기자를 하다 그해 6월 조선내각간부학교 정치경제학교수를 맡았다.
소련군이 철수하자 조선공민으로 등록, 49년8월부터 노동당 강원도 당부위원장에 임명됐고 6·25전쟁중인 51년 6월 내각 간부학교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53년1월부터 7개월간 노동당 중앙당학교장을 지내다 그해 8월부터 당시 북한정권의 요직인 내무성 제1부상 겸 총 정치국장(내무성중장·현 국가보위부업무 일부를 관장)에 발탁돼 박헌영을 포함, 남로당 파와 소련파, 연안파 등 숙청의 악역을 맡았다.
57년 말부터 59년6월까지 1년6개월 동안 군사정전위원회 북조선 측 수석위원을 지내다 자신도 5개월 동안 모진 사상점토 끝에 숙청돼 구 소련으로 망명, 현재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족과 함께 여생을 보내고 있다.
그는 숙청을 담당하고 스스로 숙청 당한 북한 판『대낮의 어둠』의 가장 생생한 목격자였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골수에 사무친 원한」이라는 한 맺힌 별 제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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