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패망­항일역사 한눈에”/총무처 「일제문서해제선집」 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통감부·총독부 문서 60건 풀이/압록­두만강 국경문제 등 포함/기독교계의 독립운동도 밝혀져
총부처 정부기록보존소(소장 안조일)는 구랍31일 1906년 통감부설치부터 일제패망까지 통감부 및 총독부가 작성한 공문서 60건을 풀이한 일제문서해제선집을 발간했다.
이 선집에는 ▲을사조약이후 전개된 의병운동 등 항일운동에 대한 탄압 ▲압록강과 두만강의 국경문제 ▲만주국건립에 대한 공로자표창 ▲1905년부터 1911년에 이르는 화폐 정리사업 ▲1932년 총독부 재무국 사계과가 작성한 이왕가 예산관계서류 ▲야소교(예수교)에 관한 제보고 ▲통감부 시기부터 설립된 관·사립학교 관련서류 등이 담겨있다.
이중 야소교에 관한 제보고는 1910년 1월부터 6월까지 일본헌병경찰들이 작성한 것으로 기독교계가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국권회복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이상재를 비롯한 기독교계인사들이 황성기독청년회(현 YMCA전신)를을 중심으로 기독교도 백만인모집운동,배일연설회 개최 등의 방법을 통해 항거한 구체적 상황이 담겨 있으며 전국 각지에서 활동한 기독교계인사들의 동정·연설문·토론내용·예배기도문·보급창가의 가사내용 등도 수록돼 있다.
관·사립학교 관련서류는 1908년에 통감부가 일본인을 학감으로 파견,학교운영을 감시하게 하고 일어가 매주 5시간으로 수신·국어·한문·역사 등 다른 과목보다 주당 수업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미 일제가 민족말상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를 담고있다.
이 왕가의 예산조달내용은 1931년의 기록으로 수입은 왕가소유 산림매각대·예금이자·채권이자·창경궁입장료·기타 전답임대료 등이며 지출에는 안중근의사가 저격한 이등박문의 기념사업비·볼모로 잡혀간 이근왕세자의 동경생활비·이강공의 일본감시병 경비까지 포함돼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당시 왕가의 1년예산은 세입과 세출이 각각 2백16만6천1백27원이다.
정부기록보존소는 그동안 행형기록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사 연구에만 제한적으로 이용되어온 일제문서를 일반인이나 연구자들이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91년부터 분류·색인작업을 벌여왔다.
이번에 발간된 해제선집은 현재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는 전체 보유문건 2만4천건중 우선 중요부서인 총독부 총독관방·경무국·식잔국·학무국에서 남긴 문서들의 일부를 풀이한 것이다. 이 선집에 포함된 문서의 원본들은 정부기록보존소에서 누구나 마이크로필름으로 열람할 수 있다.
정부기록보존소는 이밖에 일제문서 전체에 대한 색인목록도 전산화하는 한편 색인목록집 발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제」라는 뜻은 학술용어로 서책과 공문서 등 이른바 사료들의 작성년도·작성배경·내용·역사적 의미 등을 우리말로 쉽게 풀이,원본을 보지않아도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한 것이다.<이재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