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 어려운 계열사' 감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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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삼성그룹은 현재 기업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각 계열사에 획기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일본.중국에 낀 이른바 '샌드위치코리아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특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은 이달 초 각 계열사에 ▶새 주력 사업 발굴▶투자 계획 재점검▶글로벌 소싱 체제 정비▶불필요한 낭비 제거 등을 뼈대로 하는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을 지시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건희 회장이 '5~6년 후 한국 경제나 삼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반도체 시황 부진, 고유가, 환율 하락 등으로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 급락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으며, 삼성SDI의 PDP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룹의 지침에 따라 각 계열사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5~10년 뒤를 대비한 새 주력 사업을 찾는 작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수립했던 투자계획도 재점검하고 있다. 삼성은 "지극히 경영이 어려운 계열사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판단에 따라 인력감축을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일정한 비율로 임원을 줄이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상.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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