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은퇴 번복-하루만에 육상인 설득 받고 심경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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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우승자인 황영조(22·코오롱)가 세모의 체육계에 해프닝을 연출했다.
황영조는 일본에서 수술을 받고 25일 오후 귀국,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해 국내체육계에 충격을 안겨 주더니 불과 하루도 못된 26일 오전 코오롱빌딩에서 기자회견을 다시 갖고 이를 번복해 관계자들은 물론 주위를 어리둥절케 했다.
황 선수는 이날 정봉수 감독과 함께 이동찬 코오롱그룹회장을 만나기 직전 회견을 갖고 『마라톤을 그만두겠다고 한 것은 한 순간의 생각이었다』면서 『앞으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운동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은 또 『그동안 매스컴의 초점이 되어 부담감에 시달렸다. 앞으로는 매스컴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영조는 25일 어두운 표정으로 『지난 2월 벳푸오이타 국제마라톤에서 10분 벽을 돌파, 한국신기록을 세운 뒤 은퇴를 결심했으나 여론에 밀려 올림픽에 출전, 우승까지 차지함으로써 정말 그만두고 싶어도 도저히 말할 상황이 안돼 고민해왔다』 면서 『이제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마라톤을 그만두겠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었다.
그러나 불과 하루도 안돼 황이 은퇴를 번복한 것은 박정기 회장을 비롯한 정봉수 감독 등 육상관계자들의 설득과 회사측이 마라톤을 계속하도록 종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기 회장은 황의 은퇴선언에 대해 『중압감을 이기기에는 너무 나이가 젊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책임지고 훌륭한 마라토너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25일 오후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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