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T] 미스터 코디네이션 위기의 PS3 구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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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일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46.사진)는 위기에 빠진 플레이스테이션3(PS3) 게임기를 구할 수 있을까.

PS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다라기 겐(久多良木健.57) 전 CEO가 실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소니 미국법인 대표인 히라이가 20일 후임으로 취임했다. 히라이는 '코디네이션(조정)의 경영자'로 불린다. 그만큼 각 부서.자회사 간 협력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내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22일 "미국 법인에서 일하면서 게임 퍼블리셔(공급자)와 판매업체, 그리고 일본 본사와의 업무 조정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PS2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도록 했던 인물 "이라고 히라이를 평가했다. 또 지난해 소니가 PS3를 미국에 내놓았을 때도 소니필름과 연계한 판매전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도 실었다.

그의 취임 일성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런 면에서 그의 경영스타일은 구다라기와는 정반대다. 엔지니어 출신인 구다라기는 SCE의 독립 경영을 강조했고, 소니그룹 내 고위 임원과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켰다. 그가 물러난 데는 판매부진뿐 아니라 독불장군식의 경영 때문이란 지적도 많다.

히라이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PS3의 판매 증대. 소니는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지난해 PS3를 선보였지만 기대와 달리 경쟁 게임기인 닌텐도의 '위(Wii)'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5월엔 미국 시장에서 위가 33만8278대, X박스360이 15만4932대 팔린 반면 PS3 판매량은 8만1604대에 그쳤다. 히라이는 우선 PS3용 게임 타이틀 보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110개인 게임 타이틀을 38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게임 공급업체들과의 협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게임 타이틀을 공급해 PS3 판매를 늘리고 이것이 다시 게임 타이틀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 차원에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히라이가 과연 성공할지 세계 게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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