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는 “뜬눈 밤샘” 개표 평온히 끝내/일부선 소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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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민의의 향방에 눈과 귀를 모으며 뜬눈으로 새운 하룻밤이었다.
32년만에 순수 민간 대통령을 뽑는 18일 철야 개표 TV방송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18일 밤 12시가 가까워지면서 민자당 김영삼후보의 우세로 판도가 기울자 환호성과 탄성이 엇갈리며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지역감정 해소에 큰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지역별로 쏟아지는 몰표 행진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전국 3백8개 개표소 가운데 개표 중단사태가 빚어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평온하게 개표가 진행됐다.
강원도 원주시청 회의실에 마련된 원주시선거구개표소에서는 명륜동 제6투표소의 투표용지가 1백장이 부족한데다 부재자함의 봉인에 이상이 발견돼 민주당 등 개표 참관인들이 개표 진행을 막아 19일 오전 6시30분 현재까지 개표를 못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표소에서는 투표인수보다 6표가 많은 투표함과 겉봉인·속봉인이 모두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 3개가 잇따라 발견돼 백기완후보측 참관인들의 항의로 19일 오전 4시부터 개표가 중단됐다 3시간만에 재개됐다.
경남 충무시 정양동 제2투표소인 정양동사무소에서는 18일 오후 8시30분쯤 투표가 끝난뒤 개표를 위해 수령한 투표용지와 투표후 남은 용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1백장이 없어진 사실이 밝혀져 5시간동안 투표함수송이 지연돼 오후 11시쯤에야 투표함을 개표소인 충무시청으로 옮겨 개표에 들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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