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 많아 선택 어려움…다양화 추세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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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치약과 칫솔-최상묵(서울대 치대 병원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치약·칫솔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 갑자기 여러 종류의 치약·칫솔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바야흐로「치약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선택에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치약 회사마다 특효에 대해 요란한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선택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구강위생 관리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 닦기, 즉 칫솔·치약사용임에 틀림없고 보면 이런 다양화 추세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도 않다.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지금 기성세대가 구강위생에 대한 관념이 희박한 것은 그 세대가 성장할 때 구강위생재료(치약·칫솔 등 )나 기구 개발이 전혀 안돼 있었던 시절에 살았기 때문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피부나 머리카락의 때를 씻는 비누·샴푸 종류가 다양하게 개발·생산돼온데 비해 입속의 때(치태)를 닦아내는 치약·칫솔이 요즈음 와서야 다양화돼가고 있는 현상은 역시 후진성을 면치 못했던 우리들의 부끄러운 일부분임에 틀림없다. 치약·칫솔 같은 구강위생 재료 종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며 서로가 선의의 경쟁을 함으로써 보다 질 높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촉매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치약·칫솔은 각자 입속의 상태 ·증상에 따라 가장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이 어려울 때는 전문가인 치과의사에게 자문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치약은 담배·술처럼 기호품이 아니고 분명히 하루에 몇 번씩 입 속에 넣게되는 약의 일종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겠다.
T치약은 다 똑같은게 아니겠느냐…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택, 사용하는 것이 구강위생 관리의 지름길이다. 입속을 깨끗이 하기 위한 것으로는 칫솔·치약뿐만 아니라 치아와 치아 사이를 닦는 잇실(프로스), 처간 칫솔, 잇몸 마사지 고무, 물의 압력에 의해 치아 사이에 끼어 있는 찌꺼기를 씻어내는 구강 세정기 등이 있다. 그러나 치약·칫솔은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 하는 것보다 그것을 사용해서 철저히 플라크를 닦아낼 수 있는 방법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
적어도 이를 한번 닦는데 3분 이상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구석구석 철저히 닦는 습관만이 튼튼한 치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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