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관료 출신의 중도보수파/체르노미르딘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러시아 신임총리로 14일 인민대표대회에서 인준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부총리(54)는 구소련 공산당 기술관료 출신으로 중도보수적 성향의 인물이다.
고르바초프 정권하에서 가스산업부 장관직과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의 최고관리자를 거쳤으며,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보리스 옐친대통령 정부에서 에너지담당 부총리로 일하고 있어 에너지 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지난 5월 현정부에 입각한 것은 옐친대통령이 개혁파를 겨냥한 보수파의 정치 공세에 일부 양보조치를 취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인준투표에서 예고르 가이다르총리대행을 비롯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옐친대통령의 지명과 인민대표대회의 압도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중도보수적 성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주로 몸담아왔던 산업계와 아르카디 볼스키가 이끄는 중도보수파벌 시민동맹이 인준을 얻는데 큰 뒷받침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땅딸막한 체구에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38년 러시아 중부 오렌부르크 출생으로 모스크바에서 수학한뒤 61년 구소련 공산당에 입당,전문관료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공산당을 떠난 것은 지난 91년.
러시아 에너지담당 부총리를 맡은 이후에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석유·천연가스 생산을 증대하는데 주력해왔다.
러시아 최대 유전지역인 서부 시베리아의 튜멘에도 파견근무해 생산현장의 경험도 갖추고 있지만 지난달 러시아내 코미 자치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이 그가 무능력하다며 해임을 주장한데서 보듯 주변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모스크바 로이터="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