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심 잡기에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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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캠프 대변인으로 나선 김재원 의원이 24일 '지지율 역전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박 후보는 주말인 23.24일 아무런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비공개로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 당 관계자들과 만나 물밑에서 당심 챙기기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4차 대선후보 정책토론회까지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그는 23일 밤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를 살리기 위해선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볼 수 있고,국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진정한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현안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박 후보가 당분간 공개 활동을 자제하는 이유는 뭘까. 이명박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현재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지금 페이스만 유지하면 되는데 굳이 후보가 무리할 필요없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24일 "이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과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위기탈출을 위해 이슈를 바꿔보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며 "박 후보가 현안에 잘못 개입하면 공연히 이 후보의 들러리만 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 후보 캠프가 '침묵 모드'로 전환한 것은 아니다. 후보 본인은 가만히 있는 대신 캠프의 핵심들이 나서 이 후보 측을 압박하는 전술을 펴고 있다. 김재원 캠프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회견을 하고 "대운하 보고서의 유출경위는 경찰 조사 결과 우리 캠프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측 유승민 의원이 (유출 당사자가 아닌가 하는)의혹이 있다고 말했던 이 후보 측 정두언 의원은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도 "박 후보는 7개월 동안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었지만 침착했고 당당했는데 이 후보 측은 지지율이 떨어지자 상상을 초월하는 경망한 행동들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하 기자<wormhol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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