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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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정한 수입, 뻔한 지출이므로 가계부를 매일 적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지만 가계부기록은 한 가정의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뜰살림에 필수적이다.
저축추진 중앙위원회의 정병원조사역은『가계부를 잘 활용하면 소비를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절약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마련·자녀교육· 노후대책 등 장기
생활설계도 가능하다』며『수입·지출이 전혀 없는 날이라도 날씨나 기타 특기사항을 적어두는 기록습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한햇 동안 꾸준하게 적어온 가계부의 결산은 세심하게 해야한다. 왜냐 하면 가계부의 결산내용이 충실해야 새해 가계예산도 적정하게 효과적으로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확한 결산을 하려면 크레딧카드 또는 월부로 물품을 구입하거나 선물을 받는 등 현금거래 없이 재산변동을 가져오는 현금 외의 수입·지출도 제대로 가계부에 기입해야한다. 크레딧카드 또는 월부로 물품을 구입한 경우구입당시 현금을 차입해구입한 것으로 가계부를 작성하고 대금 결제 때마다 외상대금결제에 준해 정리한다. 선물이나 상품 등 현물소득이 발생했을 때에는 현물을 시장가격으로 환산해 수입란에 적어놓고 지출란에는 물건의 내용에 따라 해당 항목별로 분류, 기입한다.
연말 결산은 매달 예산과 결산의 1년간 합계를 계산한 뒤 월별 예산과 결산에 차이가 난 이유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연초에 세운 예산과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비교해 적자가 났을 경우 먼저적자 발생의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 가계수입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적자가 났다면 적극적으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해봐야 한다. 또 재난이나 불의의 사고에 따른 적자는 추가로 예비비를 설정해야하고, 적자가 충동구매 등 안일한 소비생활이 원인인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흑자가 났을 경우는 그 동안의 가족들의 불만 여부를 점검해 식구들이 더 만족스런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출을 늘려 예산에 반영하거나 장기적 생활설계를 위해 저축으로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산작업이 끝나면 가계부 결산내용을 토대로 새해에 쓸 예산을 편성한다. 예산편성은 가족 모두가 머리릍 맞대고 하는 것도 무리없이 규모있는 예산을 짜는 방법중의 하나다.
가계부의 비목은 임의대로 정해도 되지만 한번정한 비목은 연말 결산까지 그대로 유지해야 바르게 평가할 수 있다. 비목은 또 너무 세분화하는 것보다 굵직굵직하게 정하는 것이 편리하다.
예산을 짜려면 먼저 새해의 수입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를 가늠해야 한다. 수입 중 현금소득·현물소득은 전년도 실적에 새해의 임금상승률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예상하여 계산하고 저축인출 분은 만기 또는 중도해약 예정분을 추정 계산한다. 목돈이 필요해 차입을 하는 것도 수입으로 계산한다.
다음은 수입예상액을 감안해 경상지출은 올해의 실적에다 새해 물가와 중점항목의 변화 등을 감안해 항목별 지출예산을 산출한다. 이어 수지과부족을 조정하여 균형을 맞춰야한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출내용 등을 재검토하여 서로 균형이 맞도록 수정한 다음 올해의 계획을 확정한다.
마지막으로 항목별 지출액의 월 평균액을 산출해 이를 각 월의 예산기준으로 삼는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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