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의 지지도 차이는 이미지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지지율 1, 2위의 한나라당 후보들은 시민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심어준 반면 범여권 주자들은 아무런 연상(聯想)을 끌어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미지 조사는 이렇게 했다. ‘선생님께선 ○○○(대선주자 이름) 하면 제일 먼저 어떤 단어가 떠오르냐’고 물었다. 지지율 상위 대선주자 5명의 이름을 제시했으며 보기는 주지 않았다.
범여권 후보 세 명(손학규ㆍ정동영ㆍ이해찬)은 설문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모른다고 하거나 응답을 하지 않았다. 대선주자의 이름을 들었을 때 선뜻 떠오르는 어휘가 없다는 의미다. 이명박 후보는 무응답 비율이 22.2%, 박근혜 후보는 23.7%였다.
답변자들이 내놓은 단어의 성격에서도 차이가 컸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긍정적이거나 가치중립적인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으나 범여권 세 명에겐 부정적인 어휘가 많았다.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26.7%)을 떠올린 사람이 가장 많았다. 모름ㆍ무응답이 2위였고 추진력(7.4%)ㆍ청계천(7.1%)ㆍ경제(6.3%)ㆍ현대(3.7%)ㆍ리더십 있다(1.9%)ㆍ건설(1.9%)ㆍ기업CEO(1.6%)ㆍ인상이 안 좋다(1.5%) 순이다. 상위 10개 중 부정적인 어휘는 ‘인상이 안 좋다’뿐이다.
세 명 이상이 공통으로 떠올린 단어 수는 모두 36개. 이 중엔 대운하ㆍ부정부패ㆍ대통령감ㆍ교회ㆍ정직ㆍ부자ㆍ부도덕ㆍ박정희 외모ㆍ버스(빈도 순) 같은 용어가 들어 있다. 소수의견 중엔 지지도1등ㆍBBK도 있다.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36.7%)이 압도적이다. 모름ㆍ무응답에 이어 여성정치인(9.1%)ㆍ한나라당(5.3%)ㆍ깨끗하다(2.8%)ㆍ정숙(2.1%)ㆍ정직(1.8%)ㆍ대선후보(1.7%)ㆍ독재자의 딸(1.4%)ㆍ육영수 여사(1.1%)가 톱 10이다. 대부분이 좋거나 중립적인 어감이다. 3회 이상 나온 단어 31개에는 싫다ㆍ미혼ㆍ리더십ㆍ원칙주의ㆍ수첩공주ㆍ대통령감ㆍ약해 보인다ㆍ테러가 포함됐다. 소수의견에는 연민ㆍ부일장학회가 등장한다.
한나라당 두 후보의 이미지가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모름ㆍ무응답(57.4%)이 과반이며 도지사(21.1%)ㆍ탈당(2.7%)ㆍ철새(2.7%)ㆍ깨끗하다(1.5%)ㆍ배신자(1.4%)ㆍ싫다(1.3%)ㆍ100일 민심대장정(1.2%)ㆍ부드럽다(1.0%)ㆍ약해 보인다(0.9%)의 순서로 집계됐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기억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3회 이상 나온 단어는 22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모름ㆍ무응답(49.6%)을 빼면 방송인(19.4%)의 응답 빈도가 제일 높았다. 열린우리당(7.8%)ㆍ말을 함부로 한다(1.7%)ㆍ통일부 장관(1.7%)ㆍ철새(1.5%)ㆍ싫다(1.3%)ㆍ부드럽다(1.3%)ㆍ약해 보인다(1.1%)ㆍ부적합(1.1%)이 10위까지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지만 여전히 그 이미지를 벗지 못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난다는 사람도 세 명 있었다. 29개 단어가 3회 이상 거론됐다.
이해찬 전 총리는 모름ㆍ무응답(57.6%)이 1위고 총리(10.8%)ㆍ교육부 장관(8.6%)ㆍ싫다(2.9%)ㆍ독선(2.6%)ㆍ깐깐하다(1.8%)ㆍ인상이 안 좋다(1.3%)ㆍ골프(1.1%)ㆍ대선후보(1.1%)ㆍ철새(1.1%) 순이다. 3회 이상 언급된 어휘는 27개다.
운동권ㆍ친북ㆍ386 등은 범여권 세 주자에게 공통적으로 나온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