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미현 … 악천후 속 선두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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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사막에 가도 새(버디)를 잡아 올 것 같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 김미현(KTF.사진)을 두고 미국 언론이 표현한 말이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 골프장에서 개막한 LPGA 투어 웨그먼스 LPGA 1라운드에서 김미현은 3언더파 69타를 쳤다. 천둥.번개가 치는 악천후 속에서 건진 성적이다. 6언더파 선두인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여서 우승도 노려 볼 수 있다. 김미현은 2004년 공동 2위, 2005년 공동 10위, 지난해 공동 5위 등 이곳 로커스트힐 골프장에서 유독 성적이 좋았다.

대회는 오후 들면서 바람이 많이 불고, 천둥.번개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미현은 이렇게 어수선한 오후에 경기하면서도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미현은 "최근 몸살이 나 고생했는데 푹 쉬었더니 지금은 감각이 아주 좋다"면서 "코스가 마음에 들어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페어웨이를 벗어난 샷이 단 두 차례였고, 규정 타수에 그린에 올리지 못한 샷 역시 두 차례에 불과했다. 페어웨이가 좁고 나무가 많은 코스에서 김미현의 정확성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러나 퍼팅 수가 31개로 많아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18번 홀에서 보기를 한 것도 아쉬웠다. 김미현은 "이 코스는 첫째도 정확성, 둘째도 정확성"이라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정확도가 중요한 다음주 US 여자 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두인 크리스티 커는 "마치 메이저리그 투수처럼 정교한 제구력이 필요하다"면서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 티샷을 한 것이 좋은 스코어를 낸 비결"이라고 말했다.

US 여자 오픈을 앞둔 대회에서 상위 랭커들이 거의 참가했고 리더보드를 점령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4언더파 3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김미현과 함께 공동 4위다. 모건 프리셀,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는 김영.김인경.강지민(CJ).김초롱과 함께 2언더파 공동 7위에 포진했다. 지난해 우승자 장정(기업은행)은 1언더파를 쳤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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