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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타이거즈 '종이 호랑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총체적 난국을 겪으며 20일까지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위부터 7위까지 6게임 차의 순위 경쟁을 벌이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지만, KIA만 소외되는 형국이다. 선두 SK와의 게임차는 10게임 반으로 7위 롯데를 따라잡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20일 한화와의 광주 홈경기에서도 KIA는 3-6으로 뒤진 6회 무사 2, 3루의 기회에서 손지환이 1루 땅볼을 쳐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는 등 세 타자가 연속 아웃되면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KIA는 이날 선수 전원이 스타킹을 유니폼 위로 올려 신는, 이른바 '농군 패션'으로 각오를 새롭게 했고 머리도 짧게 깎았다.

19일 이종범이 2군에 내려간 뒤 새 주장을 맡은 장성호가 "새로운 각오를 보여 주자"고 제의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 김진우가 제구력 난조로 초반부터 대량 실점, 2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면서 일찌감치 기세가 한화 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4-8로 졌다.

충격 요법은 이뿐만이 아니었기에 KIA의 5연패는 더 우울하다. 18일에는 코치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박승호 수석코치와 이건열 타격코치, 백인호 수비코치, 김종윤 주루코치, 이광우 투수코치를 모두 2군으로 내려보냈고, 김지훈 배터리코치는 전력분석팀 코치로 보냈다. 대신 차영화 2군 감독과 김종모.구천서.이강철 코치를 1군으로 승격시키고,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 감독을 지냈던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을 배터리코치로 영입했다. 서정환 감독 경질까지 이어질 대규모 분위기 쇄신의 수순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21일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네 경기는 모두 비로 취소됐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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