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 작은 정성에 보람“뿌듯”/찻집·바자등 열어 모금(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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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월급 일정액 갹출도… 양로원·고아원에 전달
매년 이맘때면 공무원들,특히 여직원들은 뿌듯한 보람으로 한해를 마감한다.
일일찻집이나 바자를 열고 또 모은 성금을 형편이 어려운 불우이웃에게 일일이 전달하며 따뜻한 겨울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보사부는 불우이웃돕기의 대표주자. 불우이웃·장애인돕기운동에 앞장서야 하는 부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듯 장관부터 주사에 이르기까지 12월 봉급의 10%는 고스란히 원천징수된다.
올해도 이 정도 수준에서 직원들이 「군말없이」갹출키로 했고 모은 돈은 모두 양로원·고아원·장애인들의 월동용품 마련 등 따스한 겨울나기에 쓰인다.
그러나 불우이웃돕기라면 아무래도 갹출방식보다 여직원들이 여는 일일찻집이나 바자 등 공무원들이 몸으로 때워(?) 어렵사리 마련한 성금을 불우이웃에 직접 건네주는 방식이 많다.
금액은 사람에 따라 천양지차.
비싼 차 한잔 값은 장관이 30만원,차관 10만원,국장급 5만원,과장 3만∼4만원씩이다. 말 그대로 금일봉이다. 이렇게 해서 쌓인 성금은 많게는 수백만원에서 적게는 수십만원에 이른다.
회원이 95명인 환경처 여직원회는 14,15일 바자를 열 계획이며 환경처답게 환경보전을 염두에 두었다. 지난달 폐식용유를 활용해 만든 재생비누 5백장과 손수 만든 식혜 등을 이번 바자에서 판매키로 했다.
예상 순수익금은 1백만원 안팎. 여기에다 8월부터 최근까지 여직원들이 모은 헌종이·우유팩·헌책 등 폐품을 팔아 생긴 6만원을 보태 5년째 매년 찾아간 용인보육원을 둘러볼 생각이다.
주최측이 마땅한 장소가 없어 망설이자 부처에서 예정됐던 회의를 미뤄가며 회의실을 내줘 성사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내무부는 여직원회를 주축으로 4일 청사 회의실에서 불우이웃돕기 일일찻집을 개최했다.
이곳에서 마련한 성금을 양로원·고아원에 전달한뒤 불우이웃돕기치곤 조촐한 공연히 가미된 이색무대를 꾸밀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6명으로 새로 구성한 중창단의 간단한 공연을 곁들이며 노인들에게는 말벗이 돼주고 불우아동들과는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다. 달랑 위문품만 건네주고 발길을 돌리는 형식적인 불우이웃돕기는 하지 말자는 생각에서다.
아예 보신용 물품을 전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보사부는 몇달전 영주귀국한 사할린 교포들이 살고 있는 강원도 춘천의 무료양로원에 황소 한마리를 보내 노인들의 「몸보신용」으로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자금은 장관의 금일봉과 국민성금에서 일부를 떼낸 것이다.
경제기획원은 장관부터 말단직원까지 봉급에서 1% 이내를 떼낸 성금을,법제처와 건설부는 각각 2,4일 여직원회 주도로 일일찻집을 꾸려 생긴 돈을 불우이웃돕기에 쓰기로 했다.
또 은평구청 여직원회는 10여명이 지난달말 외진 곳에 자리잡은 관내 소년원을 찾아가 팔을 걷어붙이고 김장을 담가주었고,서대문구청 여직원회는 얼마전 참깨를 사다가 참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 10만원과 이달말 일일찾집을 열어 마련할 기금을 합해 불우이웃을 돌볼 계획을 세우는 등 열의가 남다르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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