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 몰던 미국도 구호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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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란의 비극 앞에 지구촌이 하나가 됐다. 이란과 국교가 있는 '친구'들은 물론 평소 으르렁 거리던 '적'들까지 이란을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국제적십자와 국제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는 이란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자금으로 향후 6개월간 1천2백30만달러(약 1백48억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도움의 손길 내민 '적'들=이란을 '악의 축' 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미국은 인도적 차원에서 이란에 6만7천5백t의 구호품과 함께 2백여명으로 구성된 구조팀과 의료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비극으로 상처입은 모든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미국민은 희생자 및 그 유가족과 함께 하며 이란 국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원전시설에 대한 공습계획까지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도 27일 이란 지진 참사에 대해 "이란 국민과는 어떠한 갈등도 없다"며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은 이란 국민이 경험한 인간적 비극에 슬퍼하고 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희생자 유족 지원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호물자.자금 쇄도=유럽연합(EU)은 사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당초 배정했던 80만유로(약 12억원)의 긴급 구호 지원자금을 3백20만유로로 네배로 늘렸다고 27일 저녁 발표했다.

EU는 이 자금을 구조단 파견과 임시 병동.천막 설치, 난방 및 용수 공급 등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7만달러(약 9억2천만원)의 긴급 무상협력자금을 약속했던 일본은 추가로 자위대 파병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경덕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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