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한국제' 중국 댄스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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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2의 한류(韓流)가 뜰 수 있을까. 29일 베이징(北京)의 한복판 왕푸징(王府井)호텔 양광클럽에선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노래와 안무는 물론 헤어 스타일에서 차림새까지 모두 철저하게 한류로 무장한 중국의 남성 댄스 뮤직 4인조 '신우치(新舞器)'가 첫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들의 앨범 타이틀곡인 '바로 이 느낌이야(這感覺)'의 폭발적인 반응 때문이다.

전파를 탄 지 한달도 안돼 중국 최고의 가요 차트인 '인웨펑윈방(音樂風雲榜)'에서 6위를 기록, 10위권 안으로 껑충 치고 올라왔다. 가수들의 몸만 중국을 빌렸을 뿐 곡(韓昌勳)과 춤(尹草園), 코러스(金眩我), MV 감독(金起德)등 나머지 일체에 한국 물을 입힌 제2의 한류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신우치가 결성된 것은 지난 3월. 한국과 홍콩 등 외부 댄스 뮤직이 석권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한류와 결합한 중국의 댄스 뮤직이 도전장을 낸 격이다. H.O.T를 중국에 처음 소개해 한류 열풍을 일으킨 우전소프트와 중국의 첫 힙합문화 상업 회사로 알려진 베이우탕(北舞堂)이 합작해 우선 중국 최고의 춤꾼 4명을 뽑았다.

지난 8~9월엔 한국에서 지옥훈련을 받으며 춤과 노래를 다지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20일 처음 출연한 후난(湖南)위성TV의 '콰이러다번잉(快樂大本營)' 프로그램에서 '전혀 중국 가수 같지 않다'는 극찬을 받았다. 중국 가수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세련됐다는 말이다.

우전 소프트의 김윤호(金允鎬)대표는 "중국 가수에게 한류 문화를 접목시킨 제2차 한류가 성공하면 한국 작곡가.안무가.MV 감독.백 댄서.스타일리스트.미용사 등 한류 제작진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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