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재활용 캠퍼스에도 뿌리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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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학생들이 매점·식당 등을 직접 운영하고 공동 구매사업 등을 통해 학내복지문제와 관련해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나아가 재생노트를 사용, 쓰레기 분리수거·일회용품 안쓰기 등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한몫하는 대학생활협동운동이 차츰 뿌리내리고 있다.
대학생활협동운동은 88년2월 결성된 대학생활 협동조합연합 건준위가 모태가 되어 현재 건준위 산하에 서강대·이화여대·경원대·조선대·외대용인캠퍼스 등 5개 대학에 소비자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고 성균관대·동국대·국민대·성신여대·명지대·항공대·추계대·서울교대·인천교대 등 9개 대학의 학생회 학생복지위원회가 생활협동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14개 대학은 대학생활협동조합 건준위의 조합원으로 학교마다 10만원에서 2백만원까지 출자금을 갹출, 건준위가 싸게 구입한 자판기물품·재생노트 등을 공급받아 학생들에게 판매하고 1년에 한번씩 출자금에 대한 잉여금을 배당 받아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도서관 온풍기·도서 구입비 등 공동사용 물품구입에 쓰고 있다.
대학생활협동조합 건준위가 벌이고 있는 사업은 종이컵·국산차 등 자판기 용품과 재생노트 등의 구매사업, 학생휴게실에 양질의 비디오 상영을 위한 비디오테이프 대여사업, 쓰레기 분리수거 실시에 따른 분리수거 통 제작 등이다.
건준위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92년초에만도 개당 17원대인 자판기용 종이컵을 공동구매로 13원대에 공급했고 생협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교에서 경쟁을 의식한 납품업자로부터 종이컵을 싸게 구입토록 하는 이득을 주고 있다.
건준위는 또 지난해 12월부터, 재생노트 제작사업에 착수, 올해 세차례에 걸쳐 재생노트 8만권, 재생보고서용지 5만5천권 등을 공급한데 이어 내년에도 재생노트 및 보고서용지 15만권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환경보호 사업으로 지난 10월 쓰레기 분리수거 통을 제작, 서강대·이대·용인외대 등에서 현재 분리수거를 시범실시 중인데 내년 새학기부터 14개 회원 대학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건준위의 박흥섭 사무국장(30)은 대학생 생활협동 운동에 대해 『초기단계에는 학생들이 경제활동에 나선다는 학교당국의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으나, 학생들 스스로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환경보호운동 등으로 점차 운동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생활협동운동의 가장 성공적인 예로 재생노트 사업을 들었다.
한편 외대용인캠퍼스 생활협동조합의 여운기 조합장(23·아프리카어과 4)은 『지방캠퍼스의 약점인 학생 편의시설 부족과 업자들의 횡포를 막기 위해 생활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 스스로 자신들의 학내 복지문제를 해결하고 환경보호 등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한몫 하려는 학생들의 욕구가 더해감에 따라 대학생활 협동운동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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