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구·경북서 최대혼전/본사 전국취재망이 짚어본「대선중반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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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부동층은 40% 아래로 떨어져/수도권 공기는 아직도 불투명/투표 1주전 돼야 대세판명/「DJ거부감」내세워 YS몰표 기대 부산·경남/다른 어느곳보다 유난하게 “조용” 광주·전남
표밭이 꿈틀거린다. 87년에 비해 선거열기는 떨어지나 판세의 흐름이 바닥에서 서서히 요동치고 있다.
「2강(김영삼·김대중) 1중(정주영) 2약(이종찬·박찬종)」의 구도가 정 후보의 약진으로 서서히 변모를 보이고 있다. 5년전과 다른 것은 지역감정이 유세장에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등 출마자를 내지 않은 지역의 판도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운동 열흘이 지나 중반전에 들면서 부동층은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나 어느 후보도 당선안정권인 40% 지지에 미치지 못해 최종판세는 선거 일주일 전쯤 잡힐 것이라는게 일반적 전망이다.
다음은 본사 전국부 취재망을 중심으로 파악한 판세와 현지분위기다.
◇대전­충남(유권자 1백96만명)=대통령후보를 내지 못한 탓으로 지난 3·24총선에서 드러난 세 후보의 나눠먹기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중 정주영후보의 확장세가 초반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5% 정도에서 세후보의 지지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정도로 보이며 다른곳보다 많은 40% 정도가 아직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삼후보진영은 중반을 넘기면 전통적 여권성향표가 모이기 시작하고 송천영(민주)·이재환의원(무소속)의 입당 등으로 다져진 조직표를 추스리면 40% 선에서 1등할 것으로 주장.
김대중후보측은 「이번만은 바꿔보자」는 무드가 이곳의 대안모색 심리를 붙잡고 있다는 판단이며 대전에서는 1등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 지역의 「반양김정서」를 적절히 자극해 관심끌기에 그런대로 성공하고 있는 정주영후보가 중반을 넘어 껑충 뛰고 있는데 어느정도까지 판세를 휘어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곳의 성향으로 미뤄 이곳 1등은 전국적 당선득표율과 유사한 35∼40%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확실한 판세는 5일 전께 나타날 것이라는게 현지의 분석.
◇대구­경북(3백44만명)=「캐스팅 보트」지역으로 주목을 끌고있다. 「국민당 관심」이 박철언·김복동의원 입당 이후 높아지고,87년 노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들이 선택에 고심하면서 김영삼후보가 선두유지에 애를 먹고있다.
김대중후보의 28일 대구유세에서 나타나듯 지역감정이 조금씩 뒤로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판세를 점치기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곳에서 김영삼후보가 60%를 획득할 경우 김대중후보(10% 득표 예상)와의 격차는 1백40만표(80% 투표율 추정)차가 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서울과 경기­인천에서 김대중후보가 김영삼후보를 15%차로 눌러야 하는데 이는 역대 선거판세로 보아 무리이며 그런점에서 김영삼후보의 60% 득표목표는 전체승부를 결판짓는 분기점 수치중 하나다.
이곳을 일단 「무주공산」분위기로 만드는데 성공한 정주영후보의 약진은 두 김 후보 진영의 희비를 가르고 있으며 그가 30%를 넘겨 35% 득표에 성공하면 전체 판세는 혼전양상이 된다.
김대중후보는 젊은층과 농민·중소기업 소외계층을 파고들면서 유세장의 변화를 들어 10∼15% 정도의 목표는 충분하다고 보고있다.
민자당측은 막판 1주일께가 되면 유권자들이 『될사람 찍어주자』는 쪽으로 마음을 잡을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좀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로 부동층이 다른곳보다 많은 35% 정도로 파악되며 3대째 대통령을 내놓은 이곳의 자존심이 어떤식으로 형성될지 주목된다.
◇부산­경남(5백8만명)=「김영삼대통령 만들기」열기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는게 민자당의 주장이다.
5년전 김영삼후보를 찍은 유권자(56%)와 노 대통령 지지자(32%)를 묶는 과정에서 일부 이탈자를 빼고 80% 수준에서 몰표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의 조직망과 자금력을 앞세운 정주영후보의 물밑 표밭갈이가 전개되면서 울산에서부터 민자·국민당의 충돌소리가 들리고 있다.
위쪽 경북에서 내려오는 「국민당 얘기거리」를 차단하기 위해 『정주영후보에게 표를 많이주면 김대중후보가 당선된다』는 심리전을 쓰고있다. 정주영후보측은 김영삼후보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전략적 효과에 우선하고 있다.
김대중후보측은 5년 전에도 9.6%를 얻었으며 이기택대표·김정길최고위원·노무현위원장이 들어온뒤 지난 총선에서 얻은 20.2%를 감안,이번에는 15% 정도는 자신하고 있다.
◇광주­전남북(3백60만명)=다른 어느곳보다 5년전에 비해 조용하다.
너무 나서면 다른곳에서 호남 거부감이 일까 김대중후보 지지 유권자들이 알아서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란하게 드러내놓지 않을뿐이지 김대중후보를 미는 열망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는게 민주당 분석이다. 선거운동 막판에 김대중후보가 손만 한번 흔들고 지나가면 90%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김대중후보 진영은 대외적으로는 85%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곳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유세장에서 김영삼후보의 거부반응 없이 지나갔다는 선전효과 측면을 평가하는 정도며 10%까지의 진입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이곳의 반YS정서를 파고드는 정주영후보측은 현대 가족을 발판으로 민자당보다 많은 표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
김대중후보는 건드리지 않고 김영삼후보에게 집중타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서울(7백40만명)=세후보가 모두 40%를 목표치로 삼고있으나 본격적인 서울공략을 뒤로 미루고 있어 겉공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젊은층에선 김대중후보의 움직임이 얘기되고 있고,50대 이상에선 김영삼후보와 정주영후보의 대립이 화제거리로 많이 나돌고 있으며 역시 「정주영 변수」가 유권자들의 선호도를 미묘하게 자극하고 있다.
87년 민 후보를 바꿀지,다시 찍을지를 고민하는 유권자들은 노 대통령의 탈당과 중립내각의 추이,막판변수를 지켜본뒤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며 새로 투표권을 얻은 3백50만명(전국) 20대초반 유권자들의 추세가 주목된다.
김영삼후보측은 결국 87년처럼 막판에 안정성향이 두드러지면서 중상류층을 붙잡고 다른 두 후보와의 차별화를 적절히 구사한다는 전략이며 박빙의 세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내부목표.
◇인천­경기(5백70만명)=인천과 경기는 지난 총선때 민자당이 의석수에서 크게 앞섰으나 전체 득표율은 3% 차이.
김영삼후보는 경기 북부의 여당성향표를 기반으로 앞서 뛰쳐나가고 있으며 김대중후보는 서울 주변 신흥도시의 지지세로 밀고있다.
여기에 정주영후보가 인천의 이북표를 중심으로 역시 양김을 싫어하는 표를 묶고 있으며 양김진영이 신경쓸 정도로 지지세를 확산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김영삼후보가 다소 앞선 가운데 김대중후보가 제1야당에 대한 기대심리,호남세를 기반으로 고정표에 유동표를 묶는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정주영후보는 서산농장을 다녀온 주부들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곳은 서울의 흐름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바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이며 서울에 출근하는 많은 유권자들의 성향이 바로 전체 중산층과 봉급생활자의 여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의 북부와 남부,서울 주변의 지지세 차이에도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1백만명)·충북(92만명)·제주(33만명)=정주영후보가 「강원도당」을 표방하면서 민자당의 기반과 충돌하고 있다. 현재 김영삼후보와 정주영후보가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반유세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는게 일반적 여론.
김대중후보는 25일 동해안 유세분위기가 달라진 점으로 미뤄 15% 이상을 기대. 여당의 기반인 충북은 김영삼후보가 우세한 가운데 정주영후보의 추격과 김대중후보의 잠식으로 판이 어우러지고 있다.
여성과 장년층들 사이의 국민당 공약에 대한 관심,젊은층의 민주당 관심도를 민자당이 얼마만큼 방어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제주도는 유권자가 워낙 적으나 미세한 승부에 미칠 영향 때문에 현지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 총선때 가장 높았던 무소속 지지율이 변수이나 민자당이 앞서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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