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비결은 부상 없는 전력|포철축구 이회택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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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요즘 포철 이회택(46)감독 만큼 신바람 나는 축구인도 드물 성싶다. 출범 10년째를 맡는 국내프로축구무대에서 팀 통산 3번째, 지난88년 우승 후 4년만에 다시 프로축구정상에 올라앉는 감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각 매스컴으로부터 인터뷰요청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감독을「스포츠초대석」에 초대, 우승에 얽힌 뒷 얘기와 침체 일로에 있는 한국축구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개인적으로는 현 프로감독 중 유일하게 프로그라운드 2회 우승의 영예를 안게 되었는데 우승비결이라도.
▲무엇보다 선수들이 끝까지 저를 믿고 따라와 준데 대해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규리그와 아디다스 배를 구분, 선수기용에 차별화를 꾀했던 게 적중했다고 나 할까요. 이 때문에 시즌막판에 들어 다른 팀들이 선수부상 등으로 고전할 때 다행히 선수기용의 폭을 넓힐 수 있었으며 그것이 바로 우승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도 예외 없이 심판판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그라운드 안에서는 내 선수 네 선수가 따로 없고 오로지 심판만이 이들을 지휘하거나 감독·통제해야 한다는데 저 역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라운드 폭력행위는 마땅히 근절돼야 하며 어떠한 심판판정이건 간에 게임이 중도에 중단되는 일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됩니다.
-내년시즌 프로축구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서둘러 스타를 키워야 합니다.
이와 함께 신인유망주들을 프로무대 밖으로 내몰아서는 안될줄 압니다. 이미 정재권(정재권·한양대) 노정윤(노정윤·고려대)등 유망주들이 드래프트신청에 응하지 않아 내년시즌 스타부재현상이 우려됩니다.
유망주들을 일본이나 기존 실업팀으로 내몰아서는 출범 11년째를 맞는 국내프로축구는 적어도 5∼6년은 후퇴할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구단책임자들의 자세전환이 요구됩니다.
-94미국 월드컵아시아예선전이 내년 봄 막을 올립니다. 전임감독으로서 현 대표팀에 충고라도.
▲훈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우선은 최고의 멤버를 확보하는 게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프로선수를 주축으로 최고의 정예멤버를 가려 뽑고 여기에 몇몇 실업팀이나 대학유망주들을 보강시키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독일에 축구유학중인 김주성이나 황선홍 등도 최소한 예선 2차 전부터는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 봄직 합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로무대를 떠나 모교인 한양대 감독으로 갈 것이라는 말들이 나도는데.
▲개인적으로는 숨막히는 프로무대를 떠나「당분간」쉬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입니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은 구단 측 의사를 존중할 생각입니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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