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갱년기 뼈 노화현상…칼슘 많이 섭취를|도움말 박기현 교수<연세대의대·산부인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
52세 된 가정주부다. 3년 전 폐 경을 맞은 뒤 한동안 정신적인 갈등이 심했다. 최근에 정신적인 고통은 수그러들었으나 집안에서만 생활해서 그런지 조금 심하게 몸을 움직여도 허리가 아프고 뼈마디가 쑤신다. 이런 현상도 흔히 말하는 갱년기 장애의 일종인지.

<답>
여성은 10대 초반의 사춘기부터 50세 전후의 갱년기를 맞을 때까지 5백여 회의 월경과 배란을 경험하고 평균 2∼3회 임신한다. 이런 기능들은 난소에서 담당하는데 생명체에 수명이 있듯이 난소도 50세쯤 되면 수명이 끝나 갱년기 증상을 일으킨다. 난소의 기능이 상실되면 불임 이외에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정지돼 심리적·신체적 변화를 일으킨다.
우선 뇌의 혈류 량과 대사에 영향을 주어 우울해지고 신경질적이며 두통·건망증·불면증이 잇따른다. 특히 얼굴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안면 홍조는 대표적인 증상이며 뒤이어 땀으로 온몸이 젖는 일이 많아진다. 피부·근육 등 신체조직들도 탄력성을 잃고 이완돼 허리가 아프거나 근육통이 심해진다.
그러나 이런 급성증세들은 시간이 지나면 차차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갱년기 이후에 서서히 나타나는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뼈가 소실되는 것으로 겨울에 볼수 있는 바람든 무를 생각하면 된다. 바람든 무가 쉽게 바스러지듯이 중·노년 여성들의 뼈는 가벼운 충격으로도 쉽게 손상을 입는다. 특히 뼈의 노화현상은 폐경 후 3년 이내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뼈의 소실을 막아야 노년에도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 질문자의 경우 폐 경후 3년이 된 것으로 보아 급성증세에 이어 온 골다공증으로 생각되므로 전문의에게 골 밀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를 위해 골 밀도의 감소·노화를 지연시키는 칼슘제제·에스트로겐 약물 등을 투여하면서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갱년기 현상은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의 섭리이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신적 자세도 중요하다.
특히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천5백㎎(우유 6컵)정도의 칼슘 섭취도 필요하다. 【정리=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